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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 빈자리, 정동영 이해찬 `네탓` 공방

이경희330 2007. 9. 20. 19:33
SBS 토론에 불참한 손학규 후보를 두고 이해찬 정동영 두 후보가 `네탓` 공방을 벌였다.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손학규 후보가 19일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 마포 자택에서 칩거했다. 이날 밤 SBS TV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토론회`에는 손 후보의 불참으로 정동영·이해찬 두 후보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정 후보와 이 후보는 토론 시작부터 손학규 후보의 빈자리를 지적하면서 `네탓` 공방을 벌였다. 이 후보는 "손 후보의 불참 배경이 정 후보의 동원 경선에 있다"고 비판했고, 정 후보는 이 후보의 공세에 대해 "4만 명에 달하는 선거인단을 모욕하는 행위"라며 맞불을 놨다.


(사진)


● 이해찬 "鄭 동원선거 탓" VS 정동영 "선거인단 모욕"


이 후보는 이날 "손 후보가 안 나온 이유는 추측컨대 조직.동원선거가 이뤄졌다는 점 때문인 것 같다"며 "제가 이를 우려해 처음부터 선거인단 대리접수는 안 된다고 누차 지적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정 후보를 겨냥해 "그 점에 정 후보가 큰 책임이 있다"며 "국민과 당에 심대한 피해를 미친 것에 대해 명백히 사과해야 한다"고 비난의 화살을 쏘았다.


이 후보는 또 "선거인단 마지막 접수일까지 박스로 신청서를 들고 와 대리 접수하는 사례도 있었다"며 "결국 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참여도가 떨어지고 투표율이 낮게 되니 조직동원의 유혹이 강해지게 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완전개방 국민경선을 하자고 후보들이 합의했다. 제 주장은 그 정신에 따라 선거인단의 문턱을 없애자고 하는 것"이라며 "이게 어떻게 국민에게 사과할 일이냐"고 맞섰다.


정 후보는 이어 "대선후보 경선을 조직선거라고 규정하는 것은 누워서 침뱉기"라며 "5년전 노무현 후보의 `노사모`를 보고 조직 동원했다고 했는가. 제주경선에서 3만7천명이 투표 했는데 이를 동원조직이라고 하면 그 분들에 대한 모욕이다. 동원선거라고 하는 사람들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孫 캠프와도 연락두절, "그러나 사퇴는 없다"


손 후보 캠프의 우상호 대변인에 따르면 19일 자택에서 칩거한 손 후보는 20일 오전 지방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손 후보의 일정에 대해선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우 대변인은 이날 오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침 7시40분 손 후보가 사모님과 댁을 나와 사모님의 차량인 마티즈를 직접 몰고 당산동 절두산 성지에 8시에 들러서 기도한 뒤 8시40분께 장소를 알 수 없는 지방으로 내려갔다"면서 "현재 어디로 가시는 지 정확히 알 수 없다. 휴대전화 등도 모두 집에 놓고가 마땅히 연락을 취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 대변인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중도하차설`에 대해 "구태 정치를 따라가서 불법적인 조직·동원선거를 해야 하느냐는 상황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며 "이 문제와 정면으로 맞서 싸우겠다고 이야기했다. 포기를 위한 수순으로 볼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손 후보 캠프의 부본부장인 김부겸 의원도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의 경선은 국민은 어디에도 없고 각계파 수장 휘하의 극소수 조직원들만의 잔치가 되고 있다"면서 "돈이 난무하고 `박스떼기`와 `버스떼기`가 판을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 후보는 자택 칩거 전 "캠프는 동요하지 말고 맡은 바 일을 충실히 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 당 중진·소장파 한목소리, "孫 합류, 의혹 진상 밝혀야"


한편, 이날 대통합민주신당의 김원기, 김근태, 정대철, 문희상 의원 등 중진들은 손 후보의 칩거와 관련 서울의 한 호텔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손 후보의 경선 복귀와 당 차원의 경선 문제점에 대한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진들은 "손 후보의 불참으로 어젯밤 TV토론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며 "손 후보가 조속히 경선 대열에 합류할 것을 촉구하고 당 지도부도 적극적으로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당 지도부는 경선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진상 조사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향후 경선이 국민적 관심과 참여 속에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장파 의원들 역시 신당 중진들과 별도의 회동을 갖고 손 후보의 경선 합류를 위해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 孫 홈피 응원열기, "손학규의 선택을 지지한다"


손 후보가 자택 칩거를 시작한 19일부터 손 후보의 홈페이지(http://www.hq.or.kr)에는 네티즌들의 응원 열기가 뜨겁다.


닉네임이 `미래를 생각하며`인 네티즌은 "손 후보 본인 스스로 시베리아 벌판에 나왔다고 말했듯 이 정도의 난관은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면서 "이런 시련이 대선에서는 손 후보의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 시시하게 이기면 대선에서는 더 고생한다. 이번 칩거가 빌게이츠의 휴가처럼 미래를 위한 구상을 위한 칩거이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네티즌 `김황우`는 "한국사회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의 지도층에서 심하게 썩은 악취와 고린내를 풍긴다"며 "손을 쓸 수도 없는 이 부분은 고스란히 국민의 부담으로 넘어간다"고 말했다.


이 네티즌은 이어 "이것을 손학규 후보는 직시하고 있는 것"이라며 "어떤 제도개혁보다 중요한 점을 자각하시고 확실하게 투쟁해 모두 뜯어 고치는데 매진하길 바란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가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대나무`라는 네티즌은 "밥상 차려 놓으니 반성해야 할 집단들이 떼로 몰려와 밥상 어질러 놓고 대선 놀음에 빠져들었다"며 "손 후보의 위기는 범여권의 위기다. 어떤 결과가 나오던지 손 후보의 이번 행동은 옳았다"고 말했다.


`밝은물`은 "지금의 선거 방식과 조직적인 불법선거운동에 대해 더욱 반발해야 한다"면서 "구태로 점철된 열우당과 새로운 면을 부각하기 위해서라도 민주신당의 대국민 관심도를 높이며, 손 후보에 대한 관심과 걱정을 이끌어내서 부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 후보의 조직 동원선거 의혹과 관련 구체적인 물증을 찾는 움직임도 있었다. 닉네임이 `지지자`인 네티즌은 "동원 선거 사진 찍으신 분 없냐"면서 "정동영 캠프 대변인이 버스 동원했다면, 사퇴하겠다고 누가 그러던데 혹시 누가 당일에 사진이나 녹음을 해 둔 사람이 없나. 반드시 제시해야 할 증거물인데 혹시 그 네 곳 중 한 지역에 사시는 분이 보시면, 자료가 있으면 올려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