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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노털 옵하’ 떴다 소설가 이외수씨, 방송·광고에까지 ‘종횡무진’

이경희330 2008. 12. 29. 22:58

   
▲ 이외수 작가(위)는 젊은 감각을 유지해 많은 젊은이들과 '소통'하고 있다.
ⓒ시사저널자료

소설가 이외수씨(62)의 올해 활약상을 사자성어로 말한다면 ‘종횡무진’이라 할 만하다. 서점에서는 그의 산문집 <하악하악>이 12주 연속 베스트셀러로 군림하면서 종합 베스트셀러 1, 2위를 다투었다. 방송가에서도 그는 ‘튀었다’. MBC-TV 시트콤 <크크섬의 비밀>에 이선장 역으로 출연해 주목을 받았으며, MBC-FM 라디오에서는 <언중유쾌>를 진행하며 입담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광고에도 레게 퍼머를 하고 등장해 화제이다.
홈페이지(oisoo.co.kr)와 젊은 층의 필수 순례지 중 하나인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이하 디씨갤)에 자신의 코너가 있는 인터넷은 진작부터 이씨의 놀이터이다.

그는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에 문근영 파동을 일으킨 지만원씨에 대한 짧은 인물평을 올려 네티즌들로부터 열화와 같은 지지를 얻었다. “지만원씨의 글을 읽고 어느 네티즌이 헌사하는 한 줄짜리 인물평입니다. ‘님 좀 썅인 듯’.” 이 글이 오르자 5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이씨는 또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에서 신발 공격을 받았던 사건 당시의 동영상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리면서 ‘자막’이라는 글을 올렸다. “나는 그 장면에서 불현듯 자막 한마디를 첨가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이거나 먹어라, 신발쉐이’.”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네티즌 사이에서 ‘외수형’이나 ‘꽃노털 옵하(꽃미남 늙은 오빠)’라고 불리는 것은 그가 이처럼 젊은 세대와 최신 유행어로 함께 호흡하는 ‘신공’을 여전히 갖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를 부르는 새로운 신조어가 최근 추가되었다. 작가 겸 엔터테이너라는 뜻의 ‘라이터테이너’라는 신조어가 그것.

소설계 원로 그룹에 속하는 그가 버라이어티쇼 <무릎 팍 도사>에서 개그맨을 앞에 두고 농담을 던지고 스스럼없이 희화화된 표현을 받아들이며 시청자들에게 개그맨 수준의 웃음을 안겨준 것은 방송계에서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이전에 소설가는 텔레비전에 나와도 ‘문화를 이야기하고 시국을 걱정하는’ 역할이 주어졌을 뿐이다. 하지만 네티즌과 함께 노는 이씨의 스타성은 그런 이미지를 뛰어넘었다. 방송이 그의 이미지를 갖다 썼을 뿐이다. 그가 <무릎 팍 도사>에 출연한 이후 소설가 황석영·발레리나 강수진 씨 등 문화계 인사들의 출연이 줄을 이었다.

‘골초’ 이미지 제공해 ‘금연 홍보대사’로도 활동

디씨갤에서 그가 가진 이미지를 갖고 노는 네티즌과 함께 놀아주었던 것처럼 그는 공익 사업에도 자신의 이미지를 제공했다. 자신의 ‘골초’ 이미지를 대한결핵호흡기학회에 제공한 것. 그는 11월28일 ‘폐의 날’을 맞아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홍보대사로 위촉되었고, 그의 사진이 실린 포스터가 전국에 뿌려졌다. 오랜 흡연 생활로 심한 천식을 앓았던 그가 공기 좋은 화천으로 이사하고 힘들게 담배를 끊었던 경험 때문이다.

코레일은 새해 해맞이 기차 여행을 함께하고 싶은 스타를 꼽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김연아·유재석의 뒤를 이어 이외수씨가 3위에 올랐다. 문화예술계 인사로서는 가장 높은 지목률을 기록했는데, 유재석(18.1%)과 비슷한 15.2%였다. 이효리(13.8%)보다 높은 인기를 누려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젊은 층이 그에게 열광한다고 해서 젊은 층에게 ‘아부’만 할 위인일까. 그는 요즘 젊은 세대가 고쳐야 할 점이라며 “무통분만, 불로소득만을 꿈꾼다. ‘질풍노도’의 시기가 아닌 ‘질풍로또’가 되기만을 바란다”라고 일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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