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초기인 2003년 하반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 삼성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원로·현직 재벌총수들이 모인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박정희 시대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004년 5월 전경련 부설 한국경제연구원 좌승희 원장은 열린우리당 주최 강연회에서 “여러분이 싫어할지 모르겠지만 청산 대상인 박정희 패러다임이 한강의 기적을 가져왔고 이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벌기업들이 박정희 경제모델을 ‘좋았던 옛날’로 추억하는 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재계 판도, 70년대 말에 거의 짜여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어디선가 “박정희 정권에서의 70년대가 기업하기에 가장 신바람 났던 시기였다”고 회고한 바 있다. 정 회장은 “개인적인 혜택을 받은 것은 없으나 나는 현대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