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병' 만드는 사회, '한'으로 죽어 가는 원민 원민(怨民)의 역사는 길고 참혹하다. 조선 5백년을 신분과 세금 때문에 살이 발리고 뼈가 뒤틀렸다. 일제 강점기에는 정체성과 아들딸과 솥 단지까지 뺏겼다.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에겐 빨갱이로 몰려 1백13만명이 죽었다. 이어 등장한 박정희는 '산업 역군'이라는 이름으로 또다시 원민을 양산했다. 박정희는 상시적인 정당성 결핍에 시달렸다. 쿠데타 때문만이 아니다. 박정희는 친일 부역자였다가 남로당원이 됐다. 특이한 경력이다. 친일 부역자는 대개 미군정과 이승만의 비호로 반공투사로 변신했었다. 박정희는 반대로 빨갱이가 됐다. 왜 그랬을까? 일제 말기와 해방 직후에는 사회주의 세력이 더 컸기 때문이다. 박정희는 힘있는 편에 붙기로 한 것이다. 일제 육사 입학이 좌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