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의 역사관

홍종우에게 암살당한 김옥균

이경희330 2010. 8. 10. 23:37

 

 

홍종우에게 암살당하는 김옥균 

 

국사 교과서 안에서는 김옥균이라는 이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있다. 

 

"명문세가의 자녀로 일찍 관직에 올라 급진 개화파에 속한다.

신사유람단과 수신사에 참가해 외국 문물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갑신정변을 주도해 삼일 천하를 이루었으나 외세에 지나치게 의존한 엘리트 중심의 급진 개혁은 민중의 지지를 얻지 못해 허무하게 끝났다.

 

이후 일본으로 망명. 홍종우의 손에 피살됐다." 

 

이 긴 문장을 다시 세글자로 줄이면 '친일파' 가 된다.

 

거기에 최근 그를 재조명하자며 근대화의 선각자로 추대하는 단체가 뉴라이트라서 더욱더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진다. 하지만 순수하게 한마리 수컷으로 놓고 보면 그는 참, 멋진 놈이었다. 안동김씨라는 권문세족의 일원으로 젊은 나이에 벼슬을 받은 그는 평범한 엘리트 관료로 기억되기 쉽다.

 

그러나 교과서에서 다루지 않는 그의 생활상은 자못 '쇼킹' 하기까지 한데 사귐이 아래로부터는 시정잡배로부터 위로는 고관대작 대작에까지 막힘이 없었고 술잘먹고 노름하고 바둑잘두기로는 장안의 화제였다.(실제로 그는 일본 도피이후 일본 바둑계의 본인방과 대국을 가지고 기보를 남기기도 했는데 현대의 기사들은 그의 기력을 아마 4단 내지는 프로 기사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

 

그가 옥천에서 기생 명월과 뿌린 염문과 그의 사후 그의 부인 윤씨의 태도는 이 남자 그저 희멀건 서생은 결코 아니었음을 확인시켜준다.  

 

대체 이 주체할 수 없던 망국의 엘리트는 격동의 시기에 무엇을 보았을 까?

 

그는 단순히 외세에 이용당한 철모르는 엘리트였나 시대의 파고를 넘지 못한 젊은 기수였나? 단순히 친일파로 정리해 잊혀두기에는 아까운 생애. 반면교사로 삼더라도 기억해 두는게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