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전쟁 승리의 자축 분위기에 뭔가 좀 아슬아슬하다 싶더니 기어이 민주당이 소속 의원들의 태국 부부동반 골프 회동으로 비난여론이 들끓자 민주당 지도부가 진화에 부심하고 있다. 민주당 국회의원 9명이 임시국회 회기중인 지난 9일 금요일 태국의 한 골프리조트에 외유를 간 사실이 확인돼 당 안팎에서 거센 비난여론이 이는 등 모처럼 활력을 찾았던 당이 돌발 변수에 휘말렸다. 민주당 당내 인사들은 "입법전쟁에서 승리했다는 자축 분위기가 지나쳐 아슬아슬하던 당에 기어이 사고가 터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에 좋지 않은 조짐은 이미 그 전부터 감지됐다. 지난 연말부터 이어져 지난 6일 극적 타결로 종료된 법안전쟁후 민주당은 9일부터 예정된 전국 순회 당원대회를 장외집회 형식으로 열어 시민들을 상대로 악법 저지 투쟁의 당위성을 역설하고 국회파행사태의 전말에 대해서도 국민들에게 홍보하기로 했다. 이번 법안전쟁은 민주당의 완승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였다. 그러나 정확히는‘오십보 백보’에 불과하다는 것이 맞는 표현일 듯하다. 국민들 입장에서 ‘폭력국회, 식물국회’로 전세계를 경악케했던 이번 파행사태에 큰 축을 담당했던 민주당에게 절대적으로 후한점수를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환호는 속으로만 울리고 겉으로는 조용하게 미소만 짓는 정도로 그쳤어야 함에도 팽배한 ‘자축’의 분위기에서 객관적 상황판단을 못 한 채 법안전쟁의 전과를 전국에 홍보하러 다니는 모양새였으니 그 조짐이 심상치 않음은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러다 기어코 결정적으로 민주당 국회의원 9명의 해외 골프 외유사건이 터진 것이다. 국회 회기 중 골프 외유로 물의를 일으킨 민주당 의원들은 3선의 이강래 의원을 제외한 8명이 모두 ‘10인회’ 멤버다. 10인회는 지난해 4·9총선 이후 구성된 ‘4말 5초(40대 후반, 50대 초반)’ 재선 의원들의 친목 모임. 최규식(서울) 박기춘(경기) 양승조(충남) 주승용(전남) 의원이 당 일선 조직을 관장하는 시도 위원장이며, 정세균 대표의 특보단장(전병헌), 정책위 수석부의장(박영선), 원내부의장(노영민), 제1정책조정위원장(우윤근) 등의 당직을 맡고 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12일 대전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때가 어느 때인데 엊그제 그 난리(국회 파행)를 치고서 뭘 잘했다고 골프를 치느냐”면서 “같은 의원이지만 정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몇몇 의원의 분별없는 행동’이라고 탓하고 말 일은 아니라고 본다”며 “이를 계기로 국회 차원의 정풍 운동, 도덕 재무장 운동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당사자들은 제 각각 변명을 늘어놓지만 이미 싸늘히 식은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오래 전에 했던 약속 미루다 미루다 주말 이용해 잠깐 다녀왔다", "경비는 각자 부담이고 비싼 호텔이 아닌 아는 사람이 경영하는 자그마한 숙소를 이용했다"“주말을 이용해서 간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골프는 인화성 물질이다, 회기 중에 골프 쳐도 불이 붙고 해외 나가서 치면 폭발한다. 더구나 국회가 그 사단을 겪었으면 당연히 법안 처리 종료될 때까지는 자숙하고 근신하는 게 도리다. 실제 지난 9일 발표된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주간 정례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20.0%로 올라서며 한나라당과의 지지율 격차를 한자릿수 대로 좁혔으나 골프 파문 소식이 전해지면서 민주당 홈페이지에는 비난여론이 쇄도하는 등 분위기가 바뀌는 양상이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께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등 민주당 지도부는 급히 진화에 나섰다. 뒤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 정세균 대표는 언성을 높이며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의원 해와 골프외유는 당장 싸늘해진 민심뿐만 아니라 향후 2차 법안전쟁에서도 민주당에게 아킬레스건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며 민생법안의 처리를 외쳐도 그 설득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리고 전병헌 의원은 ‘주말이라 문제가 없을 줄 알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상은 금요일까지 포함됐고 또 서둘러 귀국하기는 했으나 당초예정은 주말만이 아닌 것으로 알려진다. 또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12일 국회브리핑에서 “월요일 아직 귀국하지 않은 의원들도 있다”며 “귀국하지 말고 계속 동남아나 여행다녀라”며 냉소를 보냈다. |
구원본 기자의 전체기사보기 | |||||
< 저작권자 © Today Focus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
'openjournal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상률과 어청수의 기묘한 공통점 ..'권력암투'가 공직사회 동요의 촉매제 (0) | 2009.01.15 |
---|---|
친박연대 "이번 개각도 잘못하면 정권 끝장날 것" (0) | 2009.01.14 |
통일운동 가장한 ‘LA친북세력’ 준동..일방적 북측 주장 담은 결의문 통과시도 (0) | 2009.01.11 |
경기부양책 놓고 의회와 결전 앞둔 오바마 (0) | 2009.01.11 |
정몽준 의원이 할 말을 했다! 박근혜는? (0) | 2009.0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