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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총선책임? 누구한테?

이경희330 2008. 4. 11. 23:34
한나라당이 제18대 총선에서 153석을 얻으며 새로운 ‘여대야소’ 시대를 열었음에도 여전히 말이 많다.

당초 목표로 한 의석수인 168석에 크게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상임위 수와 상임위원 정수 등이 조정되면 사실상 이 의석으로는 안정적인 국회 운영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과반’이 ‘과반’이 아닌 것이다.

무엇보다 무소속이 바람을 일으키는 등 ‘정당투표’ 보다 ‘인물론’이 앞선 지역이 상당 수 있었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은 여전히 ‘공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이번 총선 공천을 좌우했던 주요 인사들이 정작 자신의 지역구에서 줄줄이 낙마하면서 책임 주체가 사라지는 형국이라는 사실은 아이러니다.

먼저 이명박 정부 2인지라 불리는 이재오 의원은 서울 은평을에서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에 대패했고, 공천심사위원회에 직접 참여한 이방호 사무총장은 경남 사천에서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에 무릎을 꿇었다.

이 총장은 총장직을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공심위원으로 활동한 정종복 제1사무부총장도 경북 경주에서 친박연대 김일윤 후보에 격파 당했다.

이들 대부분은 공심위원 중에서도 특히 친박근혜 측에서 문제를 삼았던 인사들로, 총선 후 친박 진영으로부터 공천책임론의 1차 문책 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총선 결과에 따라 책임을 물을 대상이 없어져 버린 친박 측은 어리둥절한 표정들이다.

친박 무소속연대를 이끌었던 친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은 “공천책임을 물어야 할 사람들이 스스로 나가 떨어졌다”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총선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강재섭 대표도 이미 총선에 불출마한데 이어 오는 7월 전당대회에도 나서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당 내부에서도 ‘공천 책임론’이 쏙 들어갔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은 선거 결과가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겸허히 받아들이고, 그간 계파간 다툼으로 금이 간 집 이곳저곳을 먼저 수리하는 게 우선이라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친이명박계 핵심인 이재오 이방호 정종복 박형준 의원 등의 낙선으로 구심점을 잃은 친이 진영에서는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이 나섰다.

박 전 대표와 이 대통령 간 갈등이 생길 때면 해결사로 나서왔던 이 의원은 당선 회견에서 “무엇보다 당의 화합과 안정이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화합의 연장선상에서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연대 등 당외 친박인사들의 한나라당 복당 문제를 두고 양측이 어떤 타협점을 찾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한나라당은 10일 “항상 국민을 위해 겸손한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 앞에 머리를 숙였다.

국민들이 표로서 한나라당에 과반의석을 안겼지만 ‘절대권력’을 주지는 않은 만큼, 한나라당도 더욱 몸을 낮췄다.

김대은 부대변인은 10일 논평에서 “지지와 성원을 아끼지 않고 한나라당이 과반수 의석이 되도록 도와주신 국민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면서도 “이번 선거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항상 옷깃을 여미는 자세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대변인은 또 “언제나 민심은 천심이라는 만고의 진리를 잊지 않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더욱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는 머슴으로 최선을 다해 생산적인 정치를 펼쳐 나아 가겠다”고 약속했다.

프리존뉴스 김의중 기자 (zerg@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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