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인공 장생(감우성)과 공길(이준기)의 비극적 사랑이 너무 슬퍼요.”
24일 밤(이하 현지시간) 모스크바 포크로프 거리에 있는 예술영화전용관 ’35MM’에서 이준익 감독의 영화 ’왕의 남자’를 관람하고 나오던 올랴 네포도아(25)는 “영화가 너무 슬프다”면서 남자 친구의 손을 잡은 채 계속 눈물을 닦아냈다.
한국영화를 처음 봤다는 대학생 올가 이바노바(21)도 “한국의 전통적인 소재를 다뤘는데도 모스크바 젊은이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만큼 두 주인공의 사랑이 가슴 뭉클하게 감동적으로 그려졌다”면서 “출연배우들을 직접 만나고 싶을 만큼 그들의 연기력도 뛰어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7 한러교류축제’ 일환으로 23-26일(현지시간) 35MM 극장에서 열리는 ’한국영화제’에는 ’왕의 남자’ 외에 임권택 감독의 ’축제’ ’취화선’ ’하류인생’, 홍상수 감독의 ’오! 수정’ ’해변의 여인’이 소개되고 있다.
이 영화제 프로그래머 엘레나 포돌스카야(40)는 “이상기온으로 며칠째 섭씨 35도가 넘는 무더위가 계속되는 데도 매회 상영 때마다 300석에 이르는 관람석이 거의 가득 찰 정도로 반응이 좋다”면서 “예술영화전용관인 까닭에 심지어 관객이 3-4명뿐인 날이 있는 것과 비교하면 이번 영화제는 성공적”이라고 말했다.
포돌스카야는 “아시아 영화에 대한 러시아 관객들의 관심이 지난 10여년간 계속 높아졌다”면서 “한국영화 또한 인기가 높아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거의 모든 작품이 소개됐고, 박찬욱 감독의 작품도 잘 알려져 있는 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임권택 감독은 세계적 거장인데도 러시아 관객들에게 최근작이 제대로 소개된 적이 없어 이번에 회고전 형식으로 3편을 준비했고, ’왕의 남자’는 흥행에 성공한 퓨전 사극이어서 한국영화의 최신 경향을 소개하기 위해 상영작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인간의 살아가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묘사해 내는 홍상수 감독의 작품을 좋아 한다”면서 “영화제 기간이 4일에 그쳐 홍 감독의 다른 작품을 비롯해 한국영화의 좋은 작품들을 충분히 소개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번 영화제에 소개된 한국영화 6편은 행사기간 매일 오후 2시30분, 7시, 10시 등으로 상영시간을 나누어 2회씩 소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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