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이슈 부채질

피랍자 가족, 피랍 사태가 '신나고 재미있다'(?)

이경희330 2007. 9. 5. 00:11

피랍자 가족 간증 동영상 여론 뭇매 맞아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됐다 풀려난 이 모(27)씨의 어머니 조 모(53)씨가 한 선교협회 간증 도중 아프간 사태에 대해 '신나고 재미있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힌 동영상이 공개돼 물의를 빚고 있다.

조씨는 아프간 피랍사태가 한 달째 계속되던 지난 8월 18일 생수은혜선교협회에서 가진 간증 도중 아프간 사태에 대해 심경을 밝히며 이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씨는 간증에서 "뉴스에 많은 보도가 나오지만 저와는 아무 상관없이 흘러갈 뿐이다"라며 "하느님이 이 일을 어떻게 진행시켜 나가시고 결과를 내실지에 대해서 기대가 크면서 속에서 신난다 그럴까 재미있다 그럴까 그런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씨는 자신이 피랍자 무사 귀환을 위한 촛불 시위를 반대했다는 말을 전하면서 "나는 딸보다 이 나라가 더 중요하다. 반미단체들이 이를 빌미로 (나라를)장악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말했다.

또 동영상과 함께 공개된 '자녀에게 보내는 편지'에서는 조씨는 자신의 피랍된 자녀가 '귀하고 자랑스럽다. 가문의 영광이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동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허탈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온 국민이 무사귀환을 기도했는데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는 것. 한 네티즌(아이디 feb66) 은 "죽은 자의 부모였다면 그렇게 평온하겠나.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에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고 비판했고 또 다른 네티즌(아이디 cmgr)은 "저도 기독교인이지만 이건 아니다. 이기적인 신앙이다"고 말했다. 심지어 아예 피랍자 석방에 들어간 비용을 모두 가족이 물도록 하자는 극단적인 의견까지 있을 정도.

이같은 내용의 동영상과 편지는 해당 선교협회 사이트에 올라왔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는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CBS사회부 강현석 기자 wicked@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