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정부의 안일한 경제현실 인식에 대해 격분했다. 대기업의 CEO로 최악의 경기침체를 몸소 하고 있는 정 의원으로서는 ‘IMF 때보다 소비는 낫다’는 정부의 보고에 대해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정 최고위원은 1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경환 상황실장의 경제상황 보고에 대해 분개하면서 반박했다.
최 실장이 ‘수출경기는 10년전 외환위기보다 훨씬 안 좋지만 소비자신뢰지수는 외환위기 때보다 낫다’는 내용의 보고를 하자, “이렇게만 되면 다행이지만, 이 를 언제, 어느 기관이 실시했나”고 물으면서 “지금 '현재 경제위기가 진행형이라서 2008년 1월부터 10개월째 하락'이라고 보고를 했는데, 경제위기가 심각해진 것은 지난 해 9월 리먼 이후로, 그때부터 지금까지 내리 4개월째 전례없고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경제가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는데 최근에 조사한 내용은 없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최 실장이 “대체로 상반기에는 경기저점을 찍으면서 하반기부터는 다소 완만하게 나마 회복 조짐을 보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되고 있는데, 각종 예측기관들의 전망이 하루가 다르게 달라 낙관하긴 어렵다”고 보고하자, “최근에 미국에서 경제학회 모임이 있었는데 어떤 학자는 '서브프라임 사태같은 그런 사태가 앞으로 두 세번은 더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면서 정부의 인식을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일본의 (지난해) 4.4분기 성장률이 -10%였는데 이것은 아주 충격적인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그런데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4.4분기 경제성장치를 발표하지 않았는데 이는 문제다. 경제 실상을 국민한테 알리는 게 중요하다. 내가 알고 있기로 4.4분기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3% 이하로 알고 있다”면서 면서 정부의 답변을 촉구했다.
또한 20조원 공적자금 투입에 대해서도 “20조원 규모의 공적자금을 금융기관에 1월달 이내에 투입하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나빠진다”고 말하면서 “정부와 상의해 20조 이상의 공적자금이 투입되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정의원은 “앞으로 우리가 정책대응을 선제적이고 과감하게 한다는데 국민들이 보기에는 그런 것이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말하면서 정부를 정면비판했다.
한편 정몽준 의원은 현대중공업의 대주주로 지난해의 주가폭락으로 약 2조원대의 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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