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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박사학위까지 있는 자가 전교조 가입률 높을수록 수능성적 저하 이런 무식한 행동을 한 원인?

이경희330 2010. 5. 8. 18:27

정두언 학생. 선생님은 얼마전에 정두언 학생이 "전교조 가입률 높을수록 수능성적 저하" 라는 주장을 하는 걸 들었어요.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우리나라 교육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했어요. 학생처럼 초중고, 학사 석사박사까지 따도 기본적인 통계적 지식조차 습득하지 못하는 우리나라 교육현실에 개탄을 금할 수가 없는 바에요. 하지만 정두언 학생이 무슨 잘못이 있겠어요. 다 못 배운 탓이죠. 오히려 선생님이 미안해요. 그래서 선생님이 돈 한 푼 안 받고 정두언 학생의 주장에 대해서 첨삭을 해주겠어요. 비록 개떡같은 주장이긴 하지만 선생님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공짜로 해주는 거니까 잘 따라오도록 해요.

학생은 "전교조 가입률 높을수록 수능성적 저하"라는 주장을 하는 근거랍시고 다음과 같은 표 하나를 제시했어요. 
  


선생님은 이렇게 심플한 표를 내놓은 학생의 무식함을 약 24분간 비웃다가, 다시 선생님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약 24분간 통곡을 했어요.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학생의 표정이 눈 앞에 선하네요. 다 선생님 탓이에요. 선생님이 학생 수준에 맞춰서 설명하도록 노력해 볼게요.


학생은 일단 기본이 안됐어요. 평소에도 그런 얘기 많이 듣죠? 근데 이건 정말 기본이 안됐어요. 이걸 지금 통계적 근거라고 내놓은 건가요? 학생. 표본 오차는 어디갔나요? 통계값이 유의미한지 아닌지를 알려주는 신뢰도 값은 어디갔나요? 학생이 이런 식으로 표를 만들어 놓으면 선생님은 당황할 수 밖에 없어요. 선생님은 학생이 실수로 그걸 빼먹었다고 생각하고 싶어요. 그래도 학생은 박사까지 했잖아요. 석사논문, 박사논문 써봤을 거 아니에요. 그쵸?

학생, 통제집단은 어디 갔나요? 전교조 비율만 딱 내놓으면 되나요? 전교조 때문이라고 주장을 하려면 다른 교원집단 비율에 따른 성적 차이도 보여줘야죠. 다른 교원집단에 비해 전교조 가입비율이 특히 더 학업성적에 영향을 크게 미쳐야 비교가 될 거 아니에요. 비교할 통제집단이 있어야 한다는 건 중학교 과학 교과서에서도 나오는 거잖아요. 학생 진짜 왜 이래요. 

학생 혹시 변인 통제는 했나요? 그냥 비율로 딱 내놓고 신뢰도 따위는 개무시 한 걸 보니까 그런 건 하지 않은 것 같아요. 어차피 뭔 말인지 모를테니까 진정하고 쉽게 설명해줄게요. 학생이 주장하고 싶은 건 '전교조 가입 선생님 비율 (+) -> 학업 성적 (-)'이잖아요. 근데 학업 성적에는 전교조 가입 선생님 비율 뿐만 아니라 수많은 변수들이 영향을 주겠죠? 학교의 위치나 학생들의 사회경제적 환경도 중요한 요인일 거에요. 근데 다른 원인을 통제 안하고 이런 결과를 내 놓으면, 전교조 가입 선생님 비율이 진짜 학업 성적을 하락시키는지 알 수가 없어요. 지역의 경제적 수준 원인이 학업 성적 상승과 전교조 가입 비율 하락이라는 두 변수에 동시에 영향을 줄 수도 있잖아요. 학생이 이해를 못할 수도 있으니까 그림으로 보여줄게요.

Photobucket

 

이렇게 되면 전교조 가입 비율이 실제로는 학생의 학업성적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저런 표가 나올 수 있죠. 그러니까 학생이 원인 결과를 주장하고 싶으면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변인들을 통제해줘야 해요. 근데 학생은 그렇게 하지 않았죠. 괜찮아요. 무식은 죄가 아니에요. 이번에 잘 배우면 되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선생님은 학생이 왜 하필 5% 미만 40% 이상으로 나눠서 비율을 조사했는지 이유를 모르겠어요. 그냥 전교조 가입 비율과 학업성적, 그리고 여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변수들을 넣고 회귀분석(regression)을 하면 상관계수가 딱 나오고 편하잖아요. 그런데 굳이 저런 방식으로 표를 만든 걸 보니, 혹시 불순한 의도가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요. 설마 그런 건 아니겠죠, 학생?

박사학위까지 있는 학생이 이런 무식한 행동을 한 원인을 두가지로 측정해 볼 수 있겠어요.
 
1) 정말 몰라서. 이러면 선생님은 정말 슬퍼요. 동시에 무서워요. 학생은 국회의원이니까 입법활동을 하고, 가카랑도 친하니까 같이 쿵짝쿵짝 정책을 만들고 할텐데, 이런 식으로 통계를 이해하고 법을 만들거 아닌가배요. 그럼 선생님 진짜 무서워져요. 만약 그렇다면 선생님이랑 통계공부 끝날 때까지 법을 만든다거나 정책을 짜는 짓은 하지 않겠다고 우리 약속해요. 선무당이 사람잡고, 선국회의원이 나라 잡아요.

2) 정치적 의도. 이래도 선생님은 정말 슬퍼요. 동시에 무서워요. 학생이 이게 개떡같은 통계라는 걸 알고도 전교조를 욕보이겠다는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이런 주장을 했다면, 선생님은 할 말이 없어요. 결론은 이미 꼴리는대로 정해놓고, 근거는 짜맞춘다는 얘기잖아요. 학생한테 잘못걸리면 조또 없다는 말이잖아요. 선생님은 한국의 국회의원이 그런 짓을 하리라고는 믿고 싶지 않아요. 제발 아니라고 말해줘요.
다시 말해서, 학생은 멍청한 넘이거나 나쁜 넘이거나 둘 중 하나에요. 이건 선생님도 어느 쪽이 더 나은 결론인지 모르겠네요. 숙제로 내줄테니까 고민해보세요, 정두언 학생...로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