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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우 금융위원장 "동부-두산,5~6개 그룹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모니터링 중

이경희330 2009. 1. 14. 00:30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13일 동부그룹과 두산그룹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들을 모니터링중이라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5~6개 그룹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모니터링 중이라는 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금융위원장이 직접 구조조정 대상을 언급한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전광우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이슬람금융 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부 대기업도 유동성에 어려움이 있다는데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많은 이야기가 흘러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동부와 두산 등 중견그룹들에 대해 산업은행이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이어 "상반기 경기가 더 나빠질 경우 필요에 따라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 위원장 발언은 대단히 이례적인 것이다. 이들 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아직까지 연체 등이 발생하지 않고 해당기업들이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시점에 다른 사람도 아닌 '금융위원장'이 직접 기업들의 실명을 거명한 것은 시장 불안을 증폭시키며 해당기업들에겐 자금줄이 막히는 등 치명타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이미 시장에서 알고 있는 사실이다. 동부그룹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자금난을 겪고 있는 동부제철에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구노력을 요구한 상태다. 두산은 최근 '처음처럼' 등 알짜 주류사업부문까지 팔며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필사적 노력을 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 각종 소문이 나돌자, 금융위는 그동안 악성루머 단속에 나서는 등 불안감을 진정시키려 해왔다. 그러나 다른 사람도 아닌 금융위원장이 기업들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해당기업들은 마치 예비 살생부에 오른 것처럼 돼, 일파만파의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에 대해 해명자료를 통해 "전광우 위원장은 중견 대기업에 대한 모니터링 필요성을 말한 것으로 일부 기업을 특정하여 말한 게 아니다"라며 긴급 진화에 나섰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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