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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절제못한 건 내 잘못..박근혜에게 배워야" 자성

이경희330 2007. 9. 7. 11:38
(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 = 대선 출마선언후 보름만에 치러진 예비경선에서 4위로 컷을 통과한 대통합민주신당 유시민(柳時敏) 후보는 7일 "제가 (본경선에서도) 가만히 앉아서 4등 하지는 않는다"며 "TV 토론과 정책경쟁을 통해 (다른 후보들을) 아주 고생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경쟁은 당사자에게는 괴롭지만 치열할수록 국민에게 사랑받는 좋은 후보가 나온다"면서 "이해찬(李海瓚), 한명숙(韓明淑) 후보도 긴장하고 손학규(孫鶴圭), 정동영(鄭東泳) 후보도 긴장해야 한다"며 `우승 야망을 가진 페이스메이커'의 면모를 드러냈다.

   `친노 후보 조기 단일화'에 반대하는 그는 "저는 아직 저를 다 선보이지 못했다"며 "지금 지지율로 계산할 거라면 선거는 뭣하러 하느냐"고 되묻고 "TV토론과 정책토론을 통해 국민을 변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 1차 본경선이 다가오는 열흘 동안 저를 국민에게 선보여서 1등을 하고 싶다"고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정치적 스승'으로 여기는 이 후보의 보좌관 경력을 언급하는 질문에 "20년 전에"라고 선을 그었다. `오래 전의 일'이란 얘기다. 이 후보와 자신의 관계를 조훈현 국수(國手)와 이창호 9단의 관계에 빗대면서 "`일단' 예선리그에서는 졌다"고 말해 `본선리그' 승리의 기대를 은연중에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정책 비전인 선진통상국가론을 언급하면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얼마나 이익이 되는지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이 과정을 통해 두려움을 털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민족의 문화 유전자에는 강대국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미국이 그 상징이다. 그것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도 역설했다.

   그는 "국민에게 내꿈을 얘기하고 싶다. 대통령과 총리, 장관이 머리를 싸매고 어떻게 강한 국민을 만들지 고민하는 나라, 멧돼지가 사람을 해치면 대통령이 명령을 내려 소탕하는 나라, 청년들이 군대 징집의 악몽에서 자유로운 모병제를 하는 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 특정 신문을 실명 비판하며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던 유 후보는 "언론을 악(惡)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언론도 성찰하고 발전해야 하는데 일부 언론사는 그게 안되는 것 같다"면서 비교적 길게 말을 이었다.

   그는 "참...그렇다. 흉중의 말을 그대로 꺼내면 기자들이 나를 죽이려 할 거다. 그런 두려움이 있다"며 "자유로운 사회는 그런 두려움이 없어야 하는데. 이건 인간을 억압하는 거다"고 말했다. "언론인 개개인은 권력자가 아니지만 집단으로서의 언론은 공포의 대상이다. 솔직히 내 심정은 그렇다"고도 했다.

   그러나 자신의 잘못도 시인했다. 그는 "처음 정치에 들어와서 민주당이 (후단협으로) 노무현 후보를 흔드는 것을 보고 `어떻게 저럴 수 있나' 하는 공분이 있었다. 정당 내부에서 구태가 반복되는 것을 보면서 개인적 분노가 저도 통제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갔다"고 말했다.

   그는 "절제를 못했으니 잘못한 것이다. 정치하는 사람이 그러면 안되는데"라고 말하고 "그게 내가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에게 배워야 할 점이다. 자기 감정을 절제하는 능력. 박 전 대표가 그것 하나만큼은 대단한 분이다"고 말했다.

   한편 유 후보는 문국현(文國現) 전 유한킴벌리 사장을 신당 본경선에 합류시키자는 일부 주장에 대해 "절차적 정의를 다 파괴하고 그렇게 공학적으로 접근해서 (열린우리당) 살림을 다 짜부러뜨렸는데"라며 "그런 것은 있을 수 없고 그분에게 그런 말을 하는 것도 모욕이고 결례다"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lilygarden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