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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흑인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미 대통령에 공식 취임,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었다.
오바마 당선인은 이날 영하의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2백여만명으로 추산되는 청중이 워싱턴D.C.의 국회의사당 주변 야외 국립공원(내셔널 몰)및 워싱턴기념탑 일대를 가득 메운 채 진행된 취임식에서 제44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이로써 오바마는 77일 간의 당선인 시절을 마감하고 공화당 출신의 조지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정권을 인수받아 80%를 상회하는 국민의 높은 지지 속에서 본격적인 국정운영에 들어가게 됐다. <특별취재팀>
이날 오바마의 취임식은 미국 노예해방을 선언했던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탄생 200주년의 해에 열린데다 흑인 민권운동가였던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일 이튿날 치러져 미국의 인종문제진전과 민주주의 심화라는 역사적 의미를 보탰다.
오바마는 앞으로 2-3일 내에 예비각료들에 대한 상원 본회의 인준절차가 마무리되면 내각의 진용을 갖추고 당면 최대 국정현안인 경제위기 극복과 이라크.아프가니스탄전 문제 해결을 위한 집권청사진을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 수정헌법 20조에 규정된 신구 권력 교체시점인 이낮 정오께 존 로버츠 대법원장 주관 아래 링컨 전 대통령이 지난 1861년 취임식 때 사용했던 성경에 왼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선서후 행한 취임연설에서 경제위기 및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예로 들면서 "우리가 직면한 도전과제들은 실제상황이며, 쉽거나 짧은 시간에 극복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할 수 있고, 우리는 이 모든 것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새로운 책임의 시대"라면서 "어려운 과제에 우리의 모든 것을 바치는 일 보다 우리의 정신을 만족시키고, 이를 통해 우리의 성격을 규정짓는 일은 없다"고 모든 미국민의 책임감있는 행동을 촉구했다.
경제위기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상황은 과감하고도 신속한 행동을 요구하고 있으며, 우리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물론 성장을 위한 새로운 기초를 닦는 등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언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경제위기는 감독의 시선이 없을 경우 시장은 통제에서 벗어나게 되며, 오로지 부유한 자들만을 위하면 국가는 장기간 번영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재삼 일깨워줬다"고 말해 금융위기 재발방지를 위한 감독기능 강화 방침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는 "미국의 앞선 세대들은 미국의 힘이 우리가 힘을 신중하게 사용할 때 나오며, 우리의 안보는 대의명분이 올바를 때 나온다고 믿었다"면서 "우리는 이런 유산을 다시 한번 이어받아 다른 국가들과 더 많은 협력과 이해를 통해 안보위협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조지 부시 행정부의 힘에 의존한 일방외교에서 탈피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그는 "우리는 이라크를 주민들에게 책임있게 넘기는 작업을 시작할 것이며,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어렵게 얻은 평화를 진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하고 "오래된 친구는 물론 예전의 적들과 함께 핵위협을 줄여나가는데도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바마의 역사적인 취임식을 지켜보기 위해 수 백만명에 달하는 관람객들이 새벽부터 행사장에 모여들기 시작해 크게 혼잡했으나 경찰의 안내에 질서있게 따라 별다른 소란이나 무질서 행위는 없었다. 미 언론들은 관람객 숫자를 200만명 정도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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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제44대 미국 대통령의 취임에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돼있다. 미국 헌정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한 그가 조지 W. 부시 정권이 넘겨준 금융.재정.경제 위기를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와 대외적으로는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사태, 이란.북한 핵 문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 난제들에 대한 해결 방향에 따라 세계사의 운명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역대 미 대통령 당선자중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오바마 신 정부가 당장 신경써야 할 일은 1930년대 대공황이후 최악의 위기에 내몰린 경제를 회생시키는 일이다.
LA 한인사회에서도 오바마 취임이 갖는 의미는 그 어느 대통령보다 크다. 미국경제와 한국경제의 위기 영향을 동시에 받고 있는 한인사회에서는 경제 회생에 대한 열망이 그 누구보다 강하다. 또한 오바마가 최초의 흑인대통령이라는 점은 주류사회 밖에서 머물고 있는 한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짐과 동시에 흑인들에 비해 정치적 사회적 역량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북핵과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등 미국의 대한반도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회있을 때마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말을 인용,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비상하리만치 긴급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 개발을 앞세운 북한의 대미 유화 제스처나 무력충돌 협박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은 오바마-바이든플랜대로 `과감하고 직접적인(tough and direct)' 안보외교를 전개할 것이라고 본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내정자가 오바마 정부의 대외정책 기조로 군사력과 외교.문화를 접목한 '스마트파워'를 강조한 것이나 북핵 해결이 관계정상화에 앞선다는 국무부의 대북정책 기조로 볼 때 미국은 북한의 의도를 간파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그러기에 북한은 다급한 나머지 총참모부 대변인 명의의 `전면대결태세' 운운하는 협박 성명까지 발표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오바마 정부의 슬기로운 대북 접근자세는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되 북한식 통미봉남 전술이 먹히지 않는다는 것도 보여줘야 한다. 그것은 곧 한미동맹의 공조체제를 강화시키는 길이기도 하다.
한미FTA도 발등의 불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후보시절 "한국은 수십만 대의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는 반면, 미국이 한국에 파는 자동차는 고작 5천대도 안된다"며 한미FTA에 반대했고 힐러리 내정자도 불공정문제를 들어 FTA 핵심조항에 대한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그건 아니다. 이는 서비스와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이 확보한 유리한 입장을 간과한 것으로, 미국에도 상당한 이득이 돌아가는 협정이다. 기본적으로 FTA협상은 특정업종을 중심으로 타결된 게 아니다. 2만∼3만개 업종을 아울러 한미 양국이 합의한 '윈-윈게임'이라고 보는 것이 누가 봐도 타당하다. 자동차만 떼어내 재협상을 한다면 공들여 쌓아올린 탑의 한 구석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오바마 미 행정부는 양국 경제의 위기 극복 및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진통 끝에 합의된 FTA가 좋은 결실을 얻도록 노력해야 할 책임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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