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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금융위기와 남가주 한인금융 의 현주소 <전문가 특별진단1>

이경희330 2007. 9. 15. 11:21
부동산 침체‥주가하락‥ 서브프라임사태‥ 모럴해저드‥ 이사/ 주주들의 경영간섭
국제 금융시장에 ‘역 주행’‥살길은 오직 변화뿐

 ▲ 양호 전 나라은행장
엘런 그린스핀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지난 7일 “미국의 현 금융위기는 1987년 주가 대폭락과 98년 Long Term Capital Management (LTCM) 파산 때와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서 비롯된 신용경색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대형금융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10여년 이상을 부동산경기의 성장에 힘입어 눈부신 발전을 이룩해온 남가주 한인 커뮤니티 및 한인은행들은 이미 2006년 이후 부동산경기의 수축현상으로 인한 경제적인 위기감이 증폭되어 여러 부문에서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에 창간 25 주년을 맞은 <선데이저널>의 성장을 축하하는 이 기회를 빌어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는 한인사회의 제반 현상에 관해 진단해 보고 우리가 그 해결을 위해 취해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양 호(금융인,크리스탈 캐피탈 대표, 전 나라은행장)

 

서브프라임사태, 알트에이 시장으로 파급전망

지난 7일의 그린스핀 전 의장의 경고 후 미국증시는 1% 이상 하락하였고, 유럽증시도 이 여파로 2% 이상 떨어졌다. FRB가 조만간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위축을 막아보려 하겠지만, 그 인하 폭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고, 이미 고용지표가 악화하고 있어 서브프라임 부실사태로 인한 미국경제의 악화는 최소 2년 이상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렇다면 우선 요즈음 초등학교 어린이들까지 알고 있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란 과연 무엇인가. 쉬운 단어로 설명하면 ‘비우량 주택담보 대출’이다. 모기지(mortgage )시장은 크게 프라임(prime conforming conventional mortgage), 프라임점보 (prime jumbo), 알트에이 (Alt-A) 그리고 서브프라임(Sub-prime mortgage)으로 분류된다. 또 대출금규모로 분류할 때는 40만 달러 이상은 프라임, 30-40만 달라 이하이면 알트에이, 30만 달러 이하면 서브프라임 주택대출로 보면 된다.
미국의 모기지 대출상품 중 가장 선호도가 높았던 (2004-2005) Piggy Back 은 집을 살 때 준비해야 할 20% 의 downpayment 를 10%-0 % 로 줄여주는 대출 상품이다. 이 상품이 가능했던 것은 미국의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시장 특히,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네바다, 플로리다, 뉴욕 등지로 몰리면서 미 서부와 북동부지역 집값이 많이 상승한데 기인한다.
이 붐을 타고 부동산업자들과 모기지 대출업체들이 신용도가 낮은 실수요자들을 상대로 피기백 상품을 팔기 시작했고 집값이 계속 오를 때는 모기지 업체들이 home equity 대출까지 추가로 해주게 되었다. 그러나 이 상품은 보통 2년간 고정금리 (6.5%)로 계약하지만, 만료시점에서 변동금리로 바뀌고 보가치의 변동에 따라 대출액수도 조정된다. 따라서  2004-2005년에 막차를 탄 주택구입자들은 2007-2008 년에 금리가 높은 변동금리로 조정해야 하고 주택값의 하락으로 Equity loan 및 모기지대출자체를 상환하는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또 이자만 내는 이자율대출방식도 피기백과 유사하여 2년 후에 대출을 상환하거나, 이자, 원금을 지불하는 대출방식으로 조정해야 하는데 금리상승과 담보가치하락으로 주택을 팔아도 원금을 갚는데 부족할 수 있다.  알트에이 (Alt-A) 모기지시장 고객 중 60 % 이상이 이 상품을 택해 차입했다고 하니 금후 서브프라임 부실위기가 알트에이 시장으로 파급될 전망이다.

부동산 담보가치 하락 한인은행들 건전성 악화

미국은 전통적으로 전국민중, 주택 소유비율이 61-65% 수준인데, 지난 10여 년간의 부동산시장의 성장으로 또 서브프라임대출의 증가로 주택 소유율이 69%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과잉수요가 경기의 위축과 함께 매물의 급증과, 압류 주택의 급증(2000년 말에는 1백 70 만 가구)으로 나타나, 주로 부동산경제의 성장에 의존한 경제흐름 속에 성장한 한인경제에는 큰 악재로 계속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부동산 대출 규모가 7조 달러 규모라고 한다면 이중 7,000억- 1조 달러가 부실 내지는 잠재적 부실대출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현재까지 나타난 부실규모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지적이 여기에 기인한다.
지난 12-13년간 큰 성장을 거듭하여 미국전역에서 영업 중인 24 개의 한인은행들은 주로 자산의 60-90%를 부동산 담보대출로 구성하여, 큰 수익과 고성장, 주가의 지속 인 가치상승으로 한인투자가들의 주머니를 불려왔는데, 이제 그 경영의 방향에 일대 전환기를 맞게 되었다. 과다한 경쟁 환경 속에서 이미 이익마진의 급속한 위축을 경험하고 있는 한인은행들이, 그 자산건전성의 주된 back-bone인 부동산 담보가치의 하락으로 부실대출증가의 위험에 크게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이미 4대 한인은행들이 Loan Loss reserve를 크게 늘리고 있고 또 실제로 Non-performing loan 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주류은행 전문가들의 예측에 의하면 향후 2년간 주택가격이 평균 25% 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또 상업용 부동산가치도 최소 15% 이상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Bear Sterns, Goldman Sachs 등 주류 부동산 투자은행들이 이미 CMBS 대출을 급속히 줄이고 있고 대출심사 규정도 강화하고 또 대출 마진도 1% 수준에서 2%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여, 일반 conventional loan과의 이자차별화가 급격히 좁아지고 있다.  미국 굴지의 투자은행인 메릴린치(Merill Lynch)나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등도 이 한파로 인해 조달금리마진이 10년 T/B 의 경우 0.25 % 에서 1.1 %로 상승하여 소비자들에게 주는 금리마진이 비례하여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서브프라임 대출부실의 여파는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이고, 한국도 이 여파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어서, 수출경기의 지속적 성장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한국의 국책은행들도 외화자금조달에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 서브프라임대출 부실화의 여파는 전세계적으로 확산되어 제2의 IMF 유동성위기설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인은행 거래 우량고객들 대거 발걸음 이동

이러한 금리상승의 여파로 한인은행들을 찾는 우량고객들이 오히려 줄어들고 금리가 더 저렴하고 조건이 더 좋은 중국계 및 주류은행들로 우량의 고객들이 옮겨가고 있다. 높은 예금금리를 지불하는 구조하에서 한인은행들이 우량고객에게 제시할 수 있는 최상의 금리가 7% 이하로 내려오기 힘든 상황에서 중국계 은행들은 이미 6.5% 대의 대출금리를 적용해 한인 우량고객들을 빼가고 있다. 자산규모 120억달러의 East West Bank 의 경우. 이미 한인고객전담부서를 설립하고 우수한 고급인력들을 한인은행들로부터 고액의 연봉을 주고 스카우트(scout)하고 있다. 다른 중국계은행들도 한인 담당금융부서를 신설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중국계은행들은 5-10년 treasury bill rate 에 2%를 가산한 금리조건으로 (년 6.3% 대) 대출할 수 있어, 주로 고율의 고객 예금(5-5.5%)에 funding을 의존하고 있는 한인은행들보다 funding 조건이 유리한 편이다. 결국 한인은행들은 B급 이하의 고객들과 조금 높은 금리조건으로 거래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현실인데, 이처럼 부동산경기가 위축되는 추세에서는 담보물의 가치보전이 더욱 어려워지고 부실대출의 증가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부동산 가치하락 ‘도미노 현상’ 불가피

소비산업위주의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는 한인남가주지역경제는, 부동산가치의 하락이 business loan과 commercial loan 등을 차입할 때 제공하는 Home equity 가치의 하락 및 business premium의 담보가치하락으로 이어져 소매 및 도매업, 기타소비성 업종의 판매고가 위축되고 전반적인 경제활동규모가 위축되고 그 결과가 한인들의 소비위축으로 연결되는 도미노 현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러한 경제활동의 위축내지는 거품의 붕괴현상은 적은 자본규모의 후발 한인은행들의 경우 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종국에는 은행자체의 자산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주어 1~2개 한인은행들은 그 존립자체가 위협받게 되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내부적 위험요소와 개선해야 할 문제점

이러한 예측하기 힘든 위기에 노출되어 있는 한인은행들은 그 생존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할 것인가? 우선은 자체에서 컨트롤이 가능한 전략부터 세워야 할 것이다.

첫 번 째로 단기적인 수익의 창출 내지는 유지에 급급하여 대출자산의 건전성을 훼손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자본규모가 적은 은행들로서는 대출금의 손실이 수익의 감소보다 몇 배의 파괴적 영향을 은행의 건전성에 미칠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동시에 부실징후가 있는 자산의 조기정리를 위해 여러 가지 방책을 모색해야 한다. 이미 Hedge fund 들은 소위 Distress Fund를 모집해서 construction loan 또는 부실대출을 할인해서 사는 Fund를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둘 째. private banking 기능을 강화해서 수수료 수입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Risk Asset을 줄이고 Non-interest income을 늘리는 전락이야말로 은행의 주식가치를 높일 수 있는 첩경이다.

세 번째로 Code of Conduct 를 강화해서 직원들의 moral hazard 를 예방하고, 조직에 충성하는 문화를 고양해야 한다.  많은 한인은행간부직원들의 직장에 대한 충성심이 미약해지고, 돈과 보수에 충성하는 풍조가 한인은행에 자리잡아가고 있음은 주지의 현상이다.  언제든지 보수만 더 좋으면 타 은행으로 옮기는 풍토는, 직장에 대한 충성도를 낮추고, 여러 가지 내부기밀을 쉽게 취급하고, 정보를 서로 공유하는 기형적인 한인은행 문화를 형성하였다. 그 결과, 이러한 위기의 시대상황에서는, 신용분석과 대출의 엄격한 위험분석을 하고자 하는 은행에 대한 충성도가 약화되고, 잘못되면 언제든지 타 은행으로 이직할 수 있다는 mindset 하에서 또 인적자원이 부족한 한인은행들의 환경에서는, 도덕적으로 적절치 않은 행위를 저지른 직원들에게까지도, 취업/이직의 기회가 열려있다는 점이, 한인은행계 내부적인 위험요소 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넷 째로 한인사회 내에서의 지도층 인사들이 주요 <주주/이사>로 구성되어 은행설립 후 거의 영구직으로 포진하고 있는 한인은행들은, 그 특수한 한국적인 정서와 자존심으로 인해. 은행의 경영개선을 위한 M & A 가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합병은 곧 중복부서와 인원의 감소를 통해 경비절감을 이룰 수 있고, 더 큰 다양한 규모의 고객서비스를 제공하고,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데도, 합병을 통한 이사수의 조정/감소를 싫어하는 이사들 또 주주들의 이익극대화가 합병을 통해 이루어 질 수 있음에도, 본인들의 자존심 문제 등으로 인해, 한인은행간의 인수/합병은 아직도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합병은 고질적인 인력부족문제를 해소하고 보다 더 좋은 양질의 인력을 은행 내에서 그리고 타 커뮤니티로부터 구할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사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경영을 Oversee (see over the shoulder) 하는데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은행장을 포함한 경영진의 경영성과를 평가하는 데서 더 나아가, 간섭과 지도를 이사의 역할로 잘못 인식하는 이사들, 또 이러한 행태를 당연히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경영진들의 자세가 창의적인 비젼을 제시하고 적극 추진할 수 있는 용기 있는 CEO의 출현을 저지하고 있음도 개선되어야 할 여건이다.

조만간 빅맹(BIG BANG) 을 이루어 전 한인은행이 한 두개로 합쳐져 그 경쟁력을 창출하고 자금 코스트를 낮추고, 더 좋은 인력을 골라서 쓸 수 있게 됨으로 한인은행직원들의 도덕적 해이현상이 없어지고. 직장에 충성해야 그 직장에서뿐 아니라 타 직장에 가서도 살아 남을 수 있다는 대 각성이 은행과 은행직원들의 질적 자질향상이 이루어 지게 할 것이다. 큰 파도가 몰려오고 있는 현 금융/경제 환경에 적기에 대처할 수 있는 용기와 지혜가 한인은행들의 주주/이사들 마음속에 동시에 생겨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크리스탈 캐피털 대표
양 호 (전 나라은행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