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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본 디워 - 조금 모자라지만 꼭 성공을 기원합니다.

이경희330 2007. 9. 17. 10:49

정말 이렇게나 많은 분들이 읽고 답글을 달아줄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네요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걸 보고 보통 사람들의 시각은 대체로 뜻을 같이 한다는것을 느꼈구요 각자 생각이 다른거니깐 영화의 재미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던것은

아니구요..

몇몇 분들이 실시간으로 미국내부 평 알고 싶으시다고 해서 조금 조사해서 올렸습니다.

다시한번 디워의 선전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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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시각 9월14일 금요일 Dragon Wars라는 이름으로 심형래감독의 영화가 개봉한다는 뉴스를 듣고 봐야지 하다가 후배가 연락이 와서 시애틀 근교 밸뷰의 한 극장을 찾았습니다.

금요일이지만 극장 자체가 한산했는데 생각보다는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더라구요

한국 사람들이 대부분이였지만 몇몇 어린 미국 친구들과 아시아계들이 많이 찾았습니다.

 

수많은 영화 광고들이 지나가고 나서 영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일단 배급사 "Show Box"가 나오니까 약간 웃음이 터져나오고 'Young-gu Art"인가요? 심감독님 얼굴 그려있는 부분이 나오니 한국 애들이 "심형래다"라며 킬킬거리더군요

시작 부분에서는 별 반응은 없었고 일단 전설속의 이무기 이야기를 하며

배경이 한국으로 넘어가면서 미국애들중의 몇몇은 약간 실소를 하였고

여자 주인공이 뉴스를 보고 집에 가서 부적 찾을때 어의없다는 듯이 웃더라구요

(부적을 집에 붙여놓을때는 조금 정도가 심했음)

 

제가 본 미국인들 웃음 포인트입니다.

웃음 포인트 1

여주인공이 기분전환하자고 친구가 데려간 바에서 나올때 아저씨가 풋볼 선수 3명을 때려눕히는 장면에서 간단히 제압하고 그냥 사라질때

 

웃음 포인트 2

CNN을 모방한 CGNN이라는 회사 로고를 보고

 

웃음 포인트 3

남자 주인공 흑인 친구가 운전하고 가다가 검은 악당(?)을 차로 치었는데 지나가던 다른 차가 한번 더 쳤을때

 

웃음 포인트 4

악당이 골동품가게에 철조망을 뚫고 들어갈때 할머니도 따라한 장면

 

이것 이외에는 사실 별로 큰 웃음은 나오지 않았고 약간씩 피식거리는 부분이 많이 있었죠

 

일단 이무기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 부터는 사실 조금 그래픽에 압도당하는 모습이였습니다.

이무기의 CG는 정말 실사한것과 진배없이 디테일이 살아 있더라구요

정말 두마리 이무기들이 싸울때는 와....하는 탄성이 절로 나올정도였고

맨 마지막에 이무기가 용으로 승천하기 전에 여자주인공의 홀로그램이 나왔을때는 미국애들은 조금 당황해한듯 싶었구요 (다음생에 만나자 영원히 사랑하자 뭐 그런것 때문일까?)

영화가 끝나고 나니 박수를 치더군요 - 한국애들이 친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초반부는 조금 지루했고 나중에 지나면서 눈을 즐겁게 하는 CG 및 Animation은 정말 높이 살만합니다. 스토리가 연결이 안된다라는 지적이 나올만은 하다는 생각은 하지만

특히, 맨 마지막 장면에서 남자 주인공은 집에 어떻게 갈까가 제일 큰 고민이였고 저에게는

1. 흑인 친구가 데릴러 온다

2. 골동품가게 아저씨가 차가지고 나타난다

3. 날라다니는 괴물중 착한 괴물을 유인하여 목걸이를 걸어주고 타고간다

 

암튼 영화 끝나고 나오면서 미국 애들 이야기하는것을 들어보니 영화내용에 대해서 언급하는 부분과 CG를 어느 스튜디오에서 만들었는지 모르겠는데 기술은 환상적이다라는 이야기.

예산이 얼마나 들었을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어떠한 영화보다도 기술력은 인정할 만하다라는

이야기를 곳곳에서 듣고나니 심형래 감독의 집념과 열정 그리고 전에 없던 한국 영화의 미국 상륙이라는 기념비적인 성과등등 이런것 만으로도 그간의 논란을 종식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감독의 열정과 영구무비인가요 작업한 모든 분들의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땀들에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평론이 어떻고 작품에 대한 평이 어떻고 사람들이 한국에서 평가한게 어떻고 하는것 보다 정말 2000개가 넘는 극장에서 개봉한다는 자체 만으로도 흥행을 떠나 문화/예술의 변방이라고 이야기되는 한국에서 그런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그것만으로도 아리랑을 맨 마지막에 듣지 않아도 가슴이 벅찬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국 개봉작에는 심감독님의 이야기가 나온다고 했는데 여기서 못보는게 아쉽네요

개그맨으로 웃음을 주었던 바보 연기 전문 슬랩스틱 코메디언이였던 비전문가가 어찌되었든

누구도 현재까지 하지 못했던 그런 일을 해내는것 자체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해야하는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진중권교수가 폄하한 그의 작품은 미국에 2000여개 극장에서 개봉했습니다.

물론 흥행이 안될 수도 있겠죠. 스토리라인도 떨어지고 연결도 안되고

하지만 중요한건 다른사람이 못한걸 심감독님이 했다는것에 박수를 보내는거죠

 

모 교수는 말로 먹고 살지만 심감독은 땀으로 만든 영화인데 그걸 그렇게 폄한다는것은

(비유가 적절치 않더라도 이해를)

10달 동안 아기를 가져서 입덧하고 몸 무거워서 힘들게 힘들게 애기 낳았더니

분만실 옆 침대에 있는 사람들이 자기 눈에는 정말 저 애기는 못생겼는데

옆침대에 태어난 애기는 자기가 볼때는 정말 못생겼는데, 왜 사람들이 식구들이 예쁘다고 하며

또 산모는 왜 그렇게 사랑스럽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의아해 하며, 어째서 못생긴 아기를 보려고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이 병실에 오는지 모르겠다고 하며

"당신들 머리속에는 다음과 같은 오류가 있어서 그렇게 보이는 겁니다"

 모성의 오류 -     실제로는 예쁘지 않지만 엄마이기 때문에 애기가 예뻐보일 뿐이다

 일반화의 오류 - 고슴도치는 지새끼가 다 예쁘다라는 일반적인 사고방식을 성급이 이입했고

                              산모의 고통을 느꼈기 때문에 애기가 예뻐보일 뿐이다

"난 저 산모의 아기를 본적이 없습니다만 못생겼을겁니다"

"저 산모는 아기를 양육하는데 대한 철학이 없어요.  난 산모가 애기 낳기전 애을 어떻게 기를것인지에 대해서 싸이나 블로그에 올려놓지 않았고 저와 이야기 한적이 없기 때문에 저 산모는

육아에 대한 철학이 없죠" 라고 말하는것과 다를바가 없다는 생각을 잠깐 해봤습니다

 

제 3자적인 입장에서 스토리의 연결 부족하고 여러가지로 다른 헐리우드 영화에 비해서 떨어진다는 것에 대해서 부정하지는 않습니다만 모든 할리우드 블럭버스터 영화들이 스토리 전개가 탄탄하고 다 재미있는것은 아니잖나요? 눈을 즐겁게 하는 영화를 봤다는것만으로도 기분좋았고 그게 한국에서 만들었으니 좋았고 고생 많이 했다는 심감독이고 어렸들때 좋아했던 사람이기때문에 잘돼었으면 좋겠고 하는 생각일 뿐입니다. 손익분기점을 넘어서 수익도 많이 올리고 더 발전된 영화로 다음번에는 2천개 극장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개봉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작품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심감독님과 영화를 만든 모든 artist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미국에서도 흥행에 성공하시길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