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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국현을 해부한다(ⅰ)

이경희330 2008. 3. 26. 00:28

이재오 의원의 집은 은평에 있다. 그는 12년을 아침마다 자전거로 지역민심을 살피고 있다. 지역구 관리로 유명하다. 그런데 선거를 한 달여 앞둔 3월 중순 느닷없이 창조한국당(이하 창조당) 대선 후보 문국현이 은평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1. 이름만 남아 슬픈 창조당

 

대선후 창조당은 핵심당직자들의 집단 탈당으로 창당 3개월만에 사실상 와해되고 말았다. 대선자금을 자신의 사재로 할 듯했던 문 후보가 그 중 큰부분을 당 부채로 처리하여 당내분란이 일었던 까닭이다. 문후보의 포용없는 리더쉽에 불신이 팽배, 창조당은 종이정당으로 변하고 만 것이다.

 

2월 중순 창조당 주요 당직자의 탈당성명서는 그의 인간됨을 판단하는 유력한 근거가 된다. “문국현이 입버릇처럼 말했던 ‘사람중심의 가치’와는 거리가 먼 절망의 정당”이라는 그들의 폭로는 그간의 同고락을 참으로 무색케 했다. 얼마나 심했으면.....

 

다 죽은 줄 알았던 그가 어쩐 일로 아무 연고 없는 은평으로 와서 쌩쌩한 골리앗에 대항하는 찌그러진 유사다윗의 역할을 감수하려는 지 알기 어렵다. 몸집이 작지만 다윗이었으므로 이긴 거지 몸집작은 놈이 무조건 이기는 게 아닌 건 너무나 자명하다.

 

     2. 관심의 끝이 절망

 

문 후보가 첨 외투를 휘날리며 신선하게 등장했을 때 사실 관심이 일었었다. 도찐개찐인 정치권에 대한 환멸속에서 칩거중이던 때다. 친환경적 기업에, 사원들과 모범적 융화를 이끈 성공한 CEO로 ‘인간중심의 사회’라는 기치를 드높일 때 그는 꽤나 매력적이었다.

 

자신의 두 딸이 ‘비정규직에 종사하며 검소하게 살고 있다’며 눈물짓는 정치쇼를 할 때에도 (영화배우적 낌새가 짙게 풍겼지만) 나는 그의 선의에 일말의 기대를 걸었다. 많지도 않은 시간경과후 그 아리따운 두 딸이 삼성과 포스코의 주식 등 합이 5억 8천에 달하는 거액의 재산을 보유했다는 사실은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두 딸이 ‘비정규직 해결’이라는 레토릭 구사를 위한 제물(祭物)이었다니....

 

그 사태는 거기서 끝이 아니다. 서민 후보의 이미지를 보이던 문 후보의 이중성은 자녀의 증여세탈세 의혹까지 제기되었고, 137억이라던 재산은 실제 아파트가격과 스톡옵션의 가치를 포함하면 그보다 훨씬 상회했다. 나는 그에게 뿌린 거의 모두를 거두어들였다. 기존 정치인과 다름을 강조하던 그의 경제철학과 도덕성은 오히려 더 큰 실망만을 안겨 줄 뿐이었다.

 

     3. 다시 죽을 창조당

 

실체없이 이름만 남아 슬픈 창조당....

오직 대운하 반대를 내걸고 밑져봐야 본전에, 잘 돼면 내세울 꺼리 있는 은평에 문 후보가 다시 섰다고 하나.. 지난 대선에서 MB의 은평을 지역 득표율은 50.2%였다. 평균을 훌쩍 넘어선다.

 

게다가 서울이 넓긴 넓은지 서울 살면서도 은평과는 무관하게 산 사람이 아니었던가? 그것도 단 한 달만에? 이 의원은 벌써 지역에 파고 들어 지하철역이니 은평 뉴타운이니 지역밀착하고 高체감의 구체안을 제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란을 일으킨 04년 민노당도 지역구 두석을 꽤찼을 뿐이었다. 창조당의 전멸가능성을 점치는 견해도 보이던데 문 후보마저 패하면 당은 과연 어떻게 되는 걸까? 막장심정으로‘못 먹어도 고’를 외치다가 정말 못 먹으면 완전 독박만을 쓰게 될 뿐인것을 알고 아직 늦지 않았으니 용퇴 혹은 이동을 고민하시기 바란다.

 

     4. 마지막 유혹

 

17일 조선일보ㆍSBS 여론조사 결과 문 대표가 43.6% 지지율을 기록해 37.1% 지지율을 얻은 이 의원을 앞섰다고 한다(중앙일보 조사는 문국현 후보 32.6%, 이재오 후보 32.5%로 0.1%차이. 물론 전자를 믿고 싶겠지만).

 

그러나 이는 심각한 오류가 있음을 간파해야 할게다. 통합민주당의 송미화 전 서울시 의원이 그 지역인데, 그녀는 여성·환경운동에 일가견을 보이는 좌향으로 문 후보잠식표가 상당할 것으로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리고 예부터 ‘선거는 조직싸움’이라는 말이 있다. 한나라당이 은평에 대한 조직력을 최대한 가동하는 복안을 내놓고 있다는 소문이다.

 

지지자들까지 위태위태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창조당과 문 후보에 대한 국민적 심판은 지난 12월 19일로 완전히 종료됐다. 결정은 이제 그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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