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시간 : 2007.03.11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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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명동의 옛 중국대사관 건물 앞 골목엔 요즘 공사차량들이 자주 지나간다. 오는 8월 준공을 앞두고 공사가 한창인 서울중앙우체국 건물 때문이다. 지하 7층·지상 20층 초현대식 건물의 완공을 앞두고 중국 양품점·음식점·포장회사 등이 몰려있는 이곳 ‘중국의 거리’도 옛 영화를 되찾고 있다.
◆‘미니 차이나타운’
서울에서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명동 한복판에 인적이 드문 섬과 같은 공간이 숨어있다. 영화관 CGV가 있는 아바타몰 뒤편 골목 입구에서 옛 중국대사관 자리까지 이어지는 ‘중국의 거리’. 복잡한 명동 중심골목에서 벗어나 이곳으로 접어들게 되면 전혀 딴 세상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1970년대 골목상점 같은 조그만 가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데다 사람들의 발걸음도 뜸하기 때문이다.
중국 대사관이 2002년 효자동으로 옮겨갔지만, 전통 기와를 엊은 커다란 빨강 대문을 비롯해 중국의 정취는 거리 곳곳에 그대로 간직되어 있다.
중국의 교과서와 인형, 책, 과자, 음식, 차, 간식, 약, 잡동사니 등을 취급하는 잡화점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이국적인 분위기마저 풍긴다. 다소 외진 곳이지만 단골 고객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 화교(華僑) 학생들이 다니는 한성 화교소학교도 있다. 중국 음식점에서는 정통 산둥 요리를 만날 수 있다. 특유의 매운 맛이 한국인의 입맛에 맞아 인기다. 회사원 장석연(여·28)씨는 “명동 안에 이런 곳이 있다니 신기하다”며 “중국의 전통적인 모습을 한눈에 둘러볼 수 있는 아기자기한 구경거리가 많다”고 말했다.
◆우체국 앞 ‘포장의 거리’
옛 대사관 정문 앞에서 중앙우체국으로 이어지는 골목엔 10여 개의 포장회사들이 들어서 있다. 30여년 전 중앙우체국 주위에 자연스레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포장의 거리’로 불린다. 외국으로 보내는 국제 우편물을 비롯해 각종 우편물과 화물의 포장·발송을 해준다. 기념우표와 옛날 돈 등을 파는 상점도 있다. 30여 년 전 엔화·달러 환전 골목으로 유명했던 이곳에 남은 흔적들이다.
- ▲ ▲서울 명동의 옛 중국대사관 건물(왼쪽)을 끼고 있는‘중국의 거리’. 중앙우체국 건물 준공을 앞두고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이태경 객원기자 ec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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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중앙우체국이 공사에 들어가면서 포장회사들은 다소 주춤해졌다. 하지만 중앙우체국 신축건물이 골격을 갖춰 가면서 이 골목도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월병·전병 등 중국과자 전문점으로 유명한 ‘도향촌’의 김수연 매니저는 “우체국 준공에 맞춰 간판을 새로 바꾸고 가게 인테리어도 새로 할 계획”이라며 “우체국이 새로 문을 열면 그만큼 손님들도 많이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밤에는 포장마차촌
밤이 되면 을지로에서 중국의 거리로 들어오는 진입로엔 포장마차들이 하나 둘씩 불을 밝히기 시작한다. 자정 무렵까지 술 한잔과 계란말이·골뱅이·순대 등을 곁들이는 내·외국인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중국·일본 관광객들이 거리를 자주 찾으면서 포장마차들도 손님이 많아졌다. 이곳의 서점과 잡화점에서 한류(韓流) 스타들의 사진과 잡지 등을 다양하게 구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 거리는 동남아 관광객들이 들르는 관광 명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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