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리더십을 상찬한 한 신문 칼럼이 뒤늦게 뚝섬 개발 정보 사전유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매경> 편집국장 "이명박 서울시장때 기자들에게 팁 줘"
문제가 된 글은 김세형 <매일경제> 편집국장이 지난 7일 '큰 성공을 거둔 비결'이라는 기명 칼럼. 김 국장은 칼럼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는 서울시장 재직 때 기자들에게 팁(tip)을 하나 주겠다면서 '뚝섬을 잘 봐라'고 힌트를 자주 줬다고 한다"며 "심지어 세상 물정에 어두운 편인 필자도 그런 얘기를 바람결에 들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이어 "그러나 그때까지만 해도 모두 강남제일주의에 빠져 '흥! 좀 웃기는 말씀이네'라고 흘려들은 것 같다"며 자신의 무감각을 자책(?)하기도 했다.
김 국장은 이어 "두바이를 일으켜 세운 셰이크 무하마드와 MB(이명박 후보)는 상상력 면에서 닮은 데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상상을 상상으로 그쳐서는 그것은 한낱 백일몽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요체는 상상력을 현실로 바꿔 자신의 손에 황금으로 바꿔 움켜쥘 수 있게 하는 실천력"이라며 이 후보를 극찬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인간은 누구나 상상을 한다.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느냐의 갈림길은 현실로 구체화하는 방식에 달렸다"며 "이명박 후보나 박현주 회장처럼. 큰 부자가 되려면 상상력의 힘을 키울 것"이라는 이명박 극찬으로 글을 끝맺었다.
정동영측 "이명박, 언론과 좋은 관계 유지하려 개발정보 흘려"
문제의 글을 뒤늦게 문제삼고 나선 것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진영. 정동영 캠프의 노웅래 대변인은 27일 논평을 통해 "이명박 후보가 개발 인허가권을 쥐고 있던 서울시장 재직시절 '뚝섬을 잘 봐라'고 기자들에게 자주 개발정보를 흘렸다고 한다. 모 언론사 편집국장은 ‘큰 성공을 거둔 비결’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러한 정황을 ‘세상물정 어둡게’ 치적으로 추켜세웠다"며 칼럼 내용을 이명박 후보의 뚝섬 개발 정보 사전유출로 규정했다.
노 대변인은 "이명박 후보가 뚝섬개발 정보를 기자들에게 흘린 것은 아마도 이런 류의 정보로 언론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얄팍한 상술이라고 짐작된다"며 "여전히 이명박 후보는 개발독재시절 건설회사 사장의 이력을 속일 수 없었던 것 같다. 서울시장이라는 정보 제공자의 입장에 있으니 입이 간지러웠을 만도 하다"고 이 후보를 힐난했다.
그는 이어 "서울시장 재직시절 뚝섬개발뿐만 아니라 온갖 개발문제를 다른 사람들에게 흘리지 않았으리란 보장이 없다"며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해 이명박 후보가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이 후보를 압박했다.
이명박측 "돕겠다는 건지, 해치겠다는 건지..."
이에 대해 이명박 후보의 핵심측근인 정태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이 후보가 직접 그런 말을 기자들에게 했는지 들은 바 없다"며 "이 후보가 그런 말을 했을 리도 없다. 칼럼을 쓴 분이 아마 뚝섬 개발의 성격을 잘 모르고 그런 이야기를 잘못 전해들었을 것"이라고 해당 칼럼에 불쾌감을 표시했다.
정 전 부시장은 "뚝섬 전체를 민간에 매각했다면 매각 이익만 최소 4조원이나 서울시는 대부분을 '서울의 숲'으로 조성했고 나머지 일부분만 민간에 매각했다"며 "만약 뚝섬을 개발해 대규모 차익을 노렸다면 대단위 택지로 개발했든가 용산처럼 국제업무지구 형태로 개발했을 것"이라며 거듭 개발정보 사전정보 유출 의혹을 부인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명박 캠프출신 인사는 이와 관련, "이명박 대세론이 확산되자 여기저기서 돕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많은데 돕겠다고 한 것이 도리어 해를 끼치는 경우가 왕왕 있다"며 "제발 가만히들이라도 있어줬으면 좋겠다"고 해당 칼럼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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