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경은 렌즈와 렌즈 혹은 거울과 렌즈의 합성으로 만든 것이다. 따라서 망원경의 원리를 이해하려면 먼저 렌즈와 거울 및 사람 눈의 구조와 원리에 대해 알아 볼 필요가 있다.
(1) 렌즈 및 사람 눈의 구조와 원리
- 렌즈의 원리 왼쪽 첫 번째 그림처럼 평행광이 볼록렌즈를 통과하면 한 점에서 초점을 맺게 된다. 이 때 렌즈와 초점 사이의 길이를 그 렌즈의 초점거리라 한다. 역으로 렌즈로부터 그 렌즈의 초점거리만큼 떨어진 곳에서 빛이 사방으로 흩어지면 그 중 렌즈를 통과한 빛은 평행광이 된다. 볼록렌즈는 돋보기, 원시용 안경, 현미경, 망원경 등에 이용된다. 두 번째 그림은 오목렌즈로 평행광이 입사하는 경우를 나타낸 것이다. 평행광이 오목렌즈로 입사하면 마치 오목렌즈로부터 떨어진 한 점에서 렌즈를 통해 빛이 사방으로 방출되는 것처럼 퍼져나가게 된다. 그 점에서 오목렌즈까지의 거리를 그 오목렌즈의 초점거리라 한다. 역으로 오목렌즈의 초점을 향해 입사되는 빛은 렌즈를 통과하면서 평행광이 된다. 오목렌즈는 졸보기, 근시용 안경 등, 망원경 등에 이용된다.
- 사람 눈의 인식 구조 왼쪽 그림이 사람의 눈이 어떻게 물체를 보게되는가를 나타낸 그림이다. 그림에서처럼 눈으로부터 적당히 떨어진 곳에 물체(사람)가 있다고 하자. 그러면 햇빛이나 등불 등에서 나온 빛이 사람의 신체 부위에 부딛혀 사방으로 산란되면 그 중 일부는 사람의 눈동자 안으로 입력되게 될 것이다. 이 때 눈동자는 볼록렌즈와 같은 역할을 하게된다. 따라서 머리나 발 등에서 흩어진 빛의 일부는 각각 눈동자를 통과한 후 시신경이 있는 곳에서 초점을 맺게 된다. 이 때 시신경에 맺어지는 상은 그림처럼 실제 모습을 뒤집은 꼴로 되는데 사람의 뇌는 이를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인식하게 된다.
- 투과율과 무반사 코팅 렌즈는 유리나 플라스틱 등으로 만드는데 재질의 전기적 특성상 렌즈로 입사하는 모든 빛이 렌즈를 통과하지는 못한다. 즉, 일부는 반사된다. 렌즈의 투과율은 입사되는 빛의 총량에 대한 투과되는 빛의 양을 비율로 나타낸 것으로 일반적으로 투과율이 높은 렌즈가 좋은 렌즈이다. 렌즈의 투과율을 높이기 위해 렌즈의 표면에 유전물질(전기가 잘 통하지 않는 물질)의 엷은 박막을 입히는 방법이 있다. 이렇게 렌즈의 표면에 코팅을 하게 되면 투과율을 98 % 이상으로 높을 수 있으며, 투과율을 높이기 위해 코팅된 렌즈를 무반사코팅렌즈라 부른다.
- 색수차 왼쪽 첫 번째 그림처럼 사실은 렌즈를 통과하는 모든 평행광이 한 점에서 초점을 맺는 것은 아니다. 즉, 붉은 빛은 먼 곳에서, 푸른 빛은 가까운 곳에서 초점을 맺게 된다. 이처럼 빛깔에 초점이 다른 곳에서 맺게 되면 결국 물체의 모습이 깨끗이 보이지 않게 되는데 이를 색수차라 한다. 색수차를 제거하는 방법으로는 굴절률이 다른 재질의 유리를 두 개 이상 겹쳐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아크로메틱 렌즈란 위의 두 번째 그림처럼 굴절률이 다른 두 개의 렌즈를 합성해 만든 것으로 붉은 색과 푸른 색이 한 점에서 초점을 맺게 된다. 이렇게 하면 다른 색들도 거의 비슷한 곳에서 초점을 맺게 되어 색수차가 어느 정도 제거된다. 그러나 색수차를 보다 왼벽히 제거하는 방법으로는 세 번째 그림처럼 굴절률이 다른 세 개의 렌즈를 중첩시키는 방법으로 이를 아포크로메틱 렌즈라 부른다. 아포크로메틱 렌즈의 종류 중에는 ED렌즈, SD렌즈, 프로라이트(형석) 렌즈 등이 있는데 학술적 표현 방법은 아니나 널리 사용되는 용어이다. 사용되는 유리의 재질에 따라 이들 간의 구분이 된다. 아포크로메틱 렌즈는 색수차가 잘 보정된다는 장점이 있으나 지나치게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 때문에 전문가가 아니면 특별히 사용할 필요는 없다.
(2) 거울의 구조와 원리
- 거울의 원리 거울의 종류로는 오목거울, 볼록거울 및 평면거울 등이 있다. 오목거울은 원리상 볼록렌즈와 유사한 역할을, 볼록거울은 오목렌즈와 유사 역할을 한다. 아래 그림의 왼쪽 부분은 오목거울에 평행광이 입사했을 때를, 오른쪽 거울은 볼록거울에 평행광이 입자했을 때를 나타낸 것이다. 오목거울에 평행광이 입사하면 한 점에서 초점을 맺고 거울로부터 그 점까지의 거리를 그 거울의 초점거리라 한다. 역으로 초점에서 나온 빛은 거울에서 반사된 뒤 평행광을 만든다. 볼록거울에 평행광이 입사하면 마치 거울 뒤의 한 점에서 빛이 나오는 것처럼 반사되는데 거울에서 그 점까지를 초점거리라 한다. 역으로 초점을 향해 입사된 빛은 반사되면서 평행광을 만든다.
- 거울의 반사율 렌즈로 입사된 모든 빛이 렌즈를 통과하지 못하는 것처럼 거울에 부딛힌 빛이 모두 반사되지는 않는다. 렌즈의 경우 표면에 유전물질(전기가 잘 통하지 않는 물질)로 코팅(이를 무반사 코팅이라 함)함으로써 투과율을 높일 수 있다. 거울의 반사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유리의 표면에 전기가 잘 통하는 물질로 코팅을 입히면 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코팅 재질은 알루미늄인데 반사율이 비교적 높으면서 부식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은을 사용하면 반사율을 더 높일 수 있으나 부식이 잘되고 파장 별로 반사율의 차이가 커 문제점이 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소형 반사망원경의 거울에는 알루미늄 코팅에 실리콘을 다시 엷게 코팅시키는 경우도 있는데 부식을 방지해 거울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서이다. 대형반사망원경의 경우 단순 알루미늄 코팅을 하는데, 이 경우 적어도 2년에 한 번씩은 코팅을 다시 해 주어야 한다. 알루미뉼의 반사율은 대략 85 % 정도이다.
(3) 렌즈와 거울의 특성
- 집광능력 볼록렌즈나 오목거울로 입사된 빛은 초점에 모인다. 렌즈나 거울의 집광 능력은 이처럼 초점에 빛을 얼마나 많이 모을 수 있느냐를 나타내는 지수로 렌즈나 거울의 면적에 비례한다. 그러나 렌즈와 거울의 집광능력은 서로 약간의 차이가 있다. 렌즈의 집광능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은 렌즈의 투과율에 있다. 즉, 렌즈로 입사된 빛이 얼마나 렌즈를 통과하느냐에 달려 있는데 투과율을 높이기 위해 무반사 코팅을 한다. 거울의 경우 거울의 반사율과 부경 및 부경 지지대에 의한 빛의 차단 등이 집광 능력을 결정한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알루미늄으로 코팅한 거울은 반사율이 85 % 정도이다. 일반적으로 반사망원경은 주경과 부경 등 두 개의 거울을 이용해 빛을 모으는데, 따라서 두 거울에서 반사된 뒤의 빛의 양은 입사된 양의 72 % 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부경이나 부경의 지지대 등에 의한 손실 등을 고려하면 실제 접안렌즈로 들어오는 빛의 양은 입사양의 65 %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구경 10 cm 반사망원경의 빛을 모으는 능력은 구경 8 cm 굴절망원경의 능력 정도에 해당된다.
- 분해능 왼쪽 그림처럼 눈으로부터 적당한 거리에 두 점이 있다고 가정하자. 만약 두 점이 사람의 눈으로부터 지나치게 멀리 떨어져 있거나 두 점간의 거리가 지나치게 가까우면 눈은 두 점을 구분하지 못한다. 분해능이란 두 점을 분해해서 볼 수 있는 최소의 각거리를 뜻한다. 사람의 눈은 분해능이 1/60도(=1 분)이며, 렌즈의 분해능은 대략 15"/D(cm) 이다. 여기서 "는 1/3600도이며, D는 cm 단위의 렌즈 지름이다. 즉, 렌즈나 거울의 분해능은 렌즈나 거울의 지름에 반비례하므로 렌즈의 지름이 클수록 적은 분해각(이를 분해능이 높다고 한다)을 갖는다. 렌즈나 거울의 분해능은 렌즈나 거울의 지름 이외에도 연마 정도에도 관련이 있다. 렌즈나 거울이 이상적으로 연마되지 않았을 경우 초점이 제대로 맺히지 못해 분해능을 떨어뜨리며, 반사망원경의 경우 부경 및 부경 지지대 역시 빛을 차단함은 물론 분해능을 저하시키기도 한다.
(4) 렌즈와 거울의 수차 렌즈나 거울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빛이 한 점에서 초점을 맺지 못하거나 초점면이 곡면이 될 수도 있으며, 상이 찌그러져 보이기도 한다. 이를 렌즈나 거울의 수차라 한다. 수차의 종류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여기서 색수차는 렌즈를 설명할 때 고려했으므로 생략한다. 색수차는 거울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
- 구면수차 위의 첫번째 그림처럼 거울을 구면(공의 일부를 짤라낸 단면)으로 만들 경우 거울의 중심부로 입사된 빛과 거울의 변두리로 입사된 빛이 맺는 초점의 위치는 서로 다른데 이를 구면수차라 하며, 렌즈의 경우에도 나타난다. 구면수차를 제거하는 방법은 렌즈나 거울을 비구면(예를 들면 포물면 등)으로 연마하는 방법 등이 있다.
- 코마수차 렌즈나 거울을 비구면을 연마하면 구면수차는 제거할 수 있다. 그러나 비구면이라 할지라도 렌즈 축에 대해 경사져 입사된 평행광은 위의 두번 째 그림처럼 한 점에서 초점을 맺지 못하고 점상이 마치 혜서의 모습과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코마수차라 한다. 코마수차는 렌즈나 거울의 축에 평행하게 입사된 빛은 나타나지 않고 축으로부터 경사가 심할수록 강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코마수차가 심한 렌즈나 거울은 볼 수 있는 영역이 좁아진다.
- 비점수차 위의 세 번째 그림처럼 렌즈나 거울의 수직선을 따라 입사된 빛이 맺는 초점과 수평선을 다라 입사된 빛이 맺는 초점의 위치가 서로 달라 상이 한 점에서 초점을 맺지 못하는 경우를 비점수차라 한다. 비점수차를 일으키는 주요인은 렌즈나 거울에 무리한 힘을 가하여 찌그리는 경우이다. 사람 눈의 난시도 일종의 비점수차이다. 근시인 사람이 안경 없이 혹은 낮은 도수의 안경을 낀 상태에서 상이 잘 보이지 않아 자주 눈을 찌푸리면 그렇게 된다. 큰 거울이나 렌즈는 중력에 의해 찌그려져 비점수차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반사망원경은 대개 거울이 커서 비점수차가 잘 나타나며, 거울을 고정시키는 나사를 무리하게 힘을 주어 고정시키면 거울이 비틀어져 비점수차가 나타날 수 있다.
- 왜곡수차 위의 네 번째 그림처럼 실제 네모 모양이 각 방향으로 왜곡되어 맺히는 경우를 왜곡수차라 한다. 왜곡수차는 초점이 한 점에 맺히지 않는 것은 아니며, 단지 상이 찌그러진다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일부러 그렇게 하는 경우도 있다.
- 상면 만곡 위의 다섯 번째 그림처럼 평면이 아닌 곡면에 상이 맺히는 것을 상면만곡이라 한다. 상면만곡 역시 왜곡수차처럼 초점이 한 점에 맺히지 않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사진을 찍을 때 필름을 굽어진 초점면에 맞추어주면 깨끗한 상을 얻을 수 있다. 반사망원경의 상면만곡을 해결하기 위해 주경과 부경을 모두 쌍곡면으로 만드는 경우가 있다(이를 리치-크레티앙식 반사망원경이라 함). 그러나 그렇게 하는 경우 초점이 길어져 성운, 성단 등의 사진 촬영에는 불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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