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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업 폐지 태안조작설 때문? 진짜 이유는

이경희330 2008. 3. 27. 18:46
MBC TV 예능프로 `무한도전`을 따라잡겠다는 굳은 신념으로 출발했던 SBS TV `라인업`이 결국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MBC TV 예능프로 `무한도전`을 따라잡겠다는 굳은 신념으로 출발했던 SBS TV `라인업`이 결국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경규의 `규라인`과 김용만의 `용라인`을 정면에 내세우고 생계형 버라이어티를 표방했던 `라인업`이 `무한도전`에 위협감을 주기는커녕 5%대에 머무는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폐지설이 대두되고 있는 것. 아직 폐지가 100%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5월 중 폐지가 유력하다.


`라인업`은 태안 기름유출 사태가 터졌을 때 자원봉사를 통해 예능 프로그램을 뛰어넘어 시청자들에 감동을 선사했고, 지난해 12월 17대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 선발을 실시해 대선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 최근 방송된 힙합클럽 콘서트도 신선한 소대로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한 중학생 네티즌이 30대 주부를 사칭해 유포한 이른바 `태안 조작설`로 태안 역효과를 봤다. 라인업 측은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했고 전모가 드러났으나 조작설에 대한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는 무리였다. 이어 설상가상으로 야심차게 준비했던 `벌칙 특집`에서도 동물학대 논란이 불거지면서 10%를 넘겼던 시청률이 급격히 하락했다.



● 박상혁 PD, "태안 조작설이 결적적. 끝까지 최선 다하겠다"


폐지설과 관련 `라인업`의 박상혁 PD는 "어떤 결정이 날지 모르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 PD는 "폐지가 확정될지는 모르지만 여러가지로 아쉬움이 남는다"며 "무엇보다 김경민 윤정수 등 이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에게 다시 한번 얼굴을 알린 출연진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박 PD는 "`무한도전` 따라잡기라든지 여러가지 지적이 있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후발주자로서 형식을 응용한 것이지 모방이나 차용은 아니었다. 태안 자원봉사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환기시킨 데 제작진과 출연진이 모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출연진들이 이렇게 열심히 하는 프로그램은 처음"이라며 "어떻게든 더 하려고 하고 녹화가 끝나면 다 함께 회식을 한다"고 출연진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PD는 저조한 시청률에 대해 "아무래도 태안 조작설이 결정적이었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끝으로 그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라인업을 보여주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 네티즌, "실패의 가장 큰 이유는 여심을 잡지 못했기 때문"


라인업 폐지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안타까워했다. 네티즌들은 특히 무한도전을 거론하며 라인업의 실패 요인을 비교 분석했다.


아이디가 `kkkk1569`인 네티즌은 "라인업은 여심을 잡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했다"며 "드라마뿐만이 아니라 쇼 오락프로그램도 여심을 잡아야 성공한다. 무한도전은 소재 자체도 재미있었지만 각각의 멤버들이 여자들의 시선을 끈다"고 꼬집었다.


이 네티즌은 이어 "유재석은 결혼적령기의 미혼여성들, 하하는 10대, 노홍철과 정형돈은 20대, 박명수와 정형돈은 아줌마 시청자들에게 인기가 높지만 라인업은 딱 보면 여자들이 싫어할 만한 멤버만 모아 놓았다"며 "출연진의 연령도 그렇고 내용도 별 볼일 없어 여성들의 눈을 잡지 못했다. 라인업이 더 재미있다는 남자들은 많아도 라인업이 더 재미있다는 여자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네티즌 `onghot071010`는 "조금은 어설프더라도 발전 가능성이 있는 신인들을 썼으면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라며 "무한도전이 정형돈 노홍철 하하 같은 참신한 캐릭터를 썼고, 1박2일도 강호동 외에 대부분 출연진이 쇼프로도 출연도 거의 없었던 인물들이다"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태안조작설을 만든 중학생 네티즌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아이디 wofhd20는 "조작설 만든 애가 왠지 무한도전 팬 같다. 정말 도가 지나쳤다. 태안의 아픔을 이용해서 특정 프로를 깔 생각을 했을까. 또 무한도전 얘기만 나오면 몰려드는 무도광빠들이 무섭다"고 말했다.



`라인업`을 통해 힘들었던 과거를 공개한 김경민에 대한 연민의 의견도 눈에 띄였다. 아이디 `scottchoi225`는 "다른 멤버들이야 지금 라인업 망해도 먹고 살기 지장 없지만 김경민이 불쌍하다"고 말했고, `rkdtlsdnr901`는 "이번 힙합편에서 김경민이 `라인업 망하면 난 또 그지!`라고 랩 할 때 참 슬펐는데 현실로 다가오네"라고 안타까워 했다.


한편, `take0106`는 "이제 시작인데 시청률이 낮다고 그냥 폐지해 버리다니 너무 야박하다"며 "무한도전은 처음부터 시청률 높았나. 무한도전도 폐지까지 갈 뻔 했는데 MBC 국장이 믿어주었고, 무한도전 식구들도 노력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온 것"이라고 말했다.

ⓒ 부채질 / 우상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