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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차기 알밤까기,"최홍만 승리 쪽팔린다"

이경희330 2007. 10. 3. 14:18
마이티 모를 판정으로 이긴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 그런데 그가 네티즌들에게 맹비난을 받고 있다.

 


한국 이종격투기계를 이끌며 명성을 떨치고 있는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27)이 네티즌의 도마에 올랐다. 지난 29일 최홍만은 마이티 모(미국)와의 리벤지 매체에서 판정승을 거뒀지만 심판의 오심과 과도한 홈 어드벤티지로 얼룩진 부끄러운 승리라는 것.


최홍만은 이날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K-1 월드그랑프리 개막전`에서 지난 3월 자신에게 KO패를 안겨준 마이티 모를 맞아 2-0 판정승을 거뒀다. 한국인 심판이 동점을 부여했지만 나머지 두 일본인 심판이 최홍만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 반칙이 다운? K-1이 최홍만의 손을 들어준 이유


최홍만의 승리에는 2회전에서 선언된 한차례 다운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심판의 다운 선언은 명백한 오심이었다.


최홍만은 2회에 마이티 모의 낭심을 걷어차는 이른바 `로블로` 반칙을 저질렀다. 최홍만에게 급소를 가격당한 마이티 모는 낭심을 움켜쥔 채 고통을 호소했다. 그런데 심판은 최홍만에게 주의를 주기는커녕 난데없이 다운을 선언한 뒤 카운트를 세기 시작했다.


한 차례 다운을 뺏은 최홍만은 잠시 뒤 또다시 마이티 모의 낭심을 가격했다. 마이티 모는 심판에게 자신의 급소를 가리키며 항의 했지만 심판은 아랑곳 하지 않고 경기를 속개시켰다.



다운이 경기 판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다운을 인정한다 해도 최홍만이 승리했다고 인정하기에는 개운찮은 구석이 있다. 경기 내내 최홍만은 마이티 모의 주먹을 의식해 지나치게 소극적인 자세로 임했기 때문이다.


최홍만은 218cm라는 자신의 큰 키를 이용해 견제용 발차기로 마이티 모와의 거리를 유지했을 뿐 이렇다 할 공격을 하지 못했다. 단 한번의 유효타도 없었을 뿐더러 경기 후 네티즌들에게 `알밤까기`라고 조롱 받은 머리 내려치기 몇 차례가 고작이었다.


반면 마이티 모는 자신의 주특기인 오른손 훅을 여러 차례 최홍만의 안면에 적중시키며 경기를 압도했다. 최홍만은 마이티 모의 기세에 눌려 뒷걸음질 치며 수비하기에 급급했다. 3회전이 모두 끝나고 판정을 앞둔 시점, 최홍만이 오심으로 다운을 빼앗긴 했지만 분위기는 마이티 모의 승리 혹은 연장승부로 굳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세 명의 심판이 내린 판정은 최홍만의 편이었다. 한국인 심판이 29대 29로 동점을 선언하자 관중석 일각에선 야유가 터져 나왔다. 과도한 홈 어드벤티지 판정에 한국인 관중마저도 혀를 내두른 것이다. 그러나 나머지 두 명의 일본인 심판은 오히려 30:28로 모두 최홍만의 손을 들어줬다. 경기장은 관중들의 야유로 가득찼다.


일본 심판진의 판정에 대해 한 전문가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개최되는 대회인 만큼 대회 흥행을 위해 K-1이 최홍만에게 많은 혜택을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번 경기의 오심은 K-1측도 인정했다.


K-1의 주관사인 FEG의 다니가와 사다하루 사장은 "심판 판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비디오 판독을 다시 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을 통해 오심으로 밝혀진다 해도 경기 결과가 바뀌진 않는다. 단지 다음 대회에 참고될 뿐이다.


 

 


● 최홍만 "판정은 작전" VS 모 "다시는 서울서 경기 안해"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최홍만은 자신의 승리에 대해 "KO보다는 판정으로 이기고 싶었다"며 "작전대로 잘 됐다고 생각한다. 나는 판정에 전혀 불만이 없다. 로블로는 전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홍만은 경기 판정에 대해 비디오로 분석하겠다는 FEG 측의 발표에 대해 "다시 말하지만 판정에 대해 전혀 불만이 없고 경기에 대해서도 전혀 불만이 없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재대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마이티 모는 경기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마이티 모는 "팬들을 비롯해 관중들이 모두 보고 있었는데 그러한 판정을 내린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내가 많이 쳤고, 훨씬 공격적이었는데도 졌다. 승리를 도둑맞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마이티 모는 최홍만과의 재대결에 대해 "당연히 할 것"이라며 "다시는 서울에서 하고 싶지 않다. 다른 곳에서 하고 싶다. 다시 맞붙게 되면 로블로에 대비 커다란 보호장구를 찰 것이다"라고 답했다.


 

 


● 네티즌 "고추차고 알밤까서 챙긴 승리, 쪽팔린다 최홍만"


실제로 포털사이트 `네이트`가 경기 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경기 결과를 묻는 질문에 "연장전으로 가거나 진 경기"라고 답한 네티즌이 96.47%(2184명)로 "이길만한 경기"라고 답한 네티즌(80명 / 3.53%)을 압도했다.


최홍만의 미니홈피와  관련기사 댓글란에는 최홍만을 성토하는 네티즌들의 목소리가 못물처럼 터져나왔다. 네티즌들은 오심 논란의 중점에 서있는 로블로를 `고추차기`로 머리 내려치기를 `알밤까기`로 깎아 내리며 비난을 퍼붓고 있다.


 

 


아이디가 `sakura7734`인 네티즌은 "부끄러운 경기였다"면서 "져도 정정당당 하게 지고 로블로 쳤으면 적어도 사과 정도는 하고 상대방 고통스러워하는데 실실 쪼개지 말고 덩치만 산만해서 바짝 쫄아가지고...."라고 비난했다.


이 네티즌은 이어 "판정에서 처음에 동점 나오니 그 못마땅한 표정은 뭐냐. 편파로 이겨도 마이티 모는 웃으면서 격려해주더라 인터뷰할 때도 홍만 많이 발전했다고 치켜세워주고 한국 선수라 응원은 계속하겠지만 이번 경기 판정도 경기 태도도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smoker2163`는 "부끄럽다.부끄러워. 설욕하겠다고 나서 놓고 소극적인 경기였지만 이겨서 좋다? 경기전 분명 KO시켜 이기겠다고 호언장담해놓고 국민 조롱하냐? 이번 경기 모습은 기대했던 사람들로 하여금 실망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홍만군이 자주 언급하는 대한남아의 기상을 보이려면 적어도 자신보다 키도 몸무게도 작은 상대에게 주눅든 모습은 보이지 말아야 했다. 경기 내내 시종일관 왼손잡이인 그대가 상대를 치는데 사용해야 할 왼손을 커버용으로 쓰는 모습이 어찌나 안쓰럽던지.. 기대하고 기대해 봤지만 이젠 더이상의 기대는 바보나 하는 짓일 것 같다. 제발 본분을 잊는 행동은 삼가하라. 너는 연예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wkdtkwkfgkwk`는 "XX를 직통으로 맞았는데 다운으로 처리하는 건 생전 처음 봤다"면서 "심판 처음에는 분명 로블로라고 생각하고 천천히 다가갔는데 갑자기 몇 초 후에 다운 선언하고 카운트하는 정말 어이없는 상황이었다. XX 아픈 상태에서도 마이티 모는 잘 싸웠다. 누가 봐도 완벽한 로블로인데 그걸 아니라고 하는 최홍만은 마이티 모의 XX가 배꼽에 붙어있다고 생각하나 보다"라고 말했다.


닉네임 `폭염남`은 "이미 내려진 판정에 승복해야 하는 게 옳다? 본야스키와의 경기에서 판정으로 지자 납득할 수 없다고 X랄 할 때는 언제고 자기가 판정으로 이기니 승복해야 한다고? 남이 하면 불륜이고 니가 하면 로맨스라는 심보냐. 매너도 없고 기술도 없고 덩치만 믿고 까불더니 이번엔 그나마 덩치값도 못하더라"라고 쓴소리를 했다.

 


한편, 최홍만의 K-1 월드그랑프리 8강 상대는 제롬 르 밴너(프랑스)로 결정됐다. 밴너는 지난해 9월 오사카 월드그랑프리에서 최홍만을 판정으로 물리쳤고,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는 우리나라의 박용수를 54초 만에 KO로 쓰러트렸다. 마이티 모가 판정에 불복 제소한 방침을 밝힌 가운데 오심 논란에 이은 최홍만과 밴너와의 경기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