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교우회가 창립 100돌을 기념해 발행한 〈고려대학교 교우회 100년사〉에 이 대학 출신인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극도로 찬양하고 과거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을 담아, 일부 동문과 총학생회가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31일 발행된 이 책자는 920~927쪽에서 ‘대통령 이명박’이라는 제목 아래 이 당선인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는데, 그의 대통령 당선에 대해 “승리의 새벽이다 … 이명박과 함께 인고의 시간을 기다려왔다 … 새 날, 새 하늘의 대명 아래서 참과 거짓이 갈리는 확연의 시간을 타종하고 있다. 미명 너머 저편으로 물러나는 낡은 광신자들의 사상의 질곡을 향하여”라고 묘사하고 있다.
또 “(이 당선인은) ‘하늘이 내리는 시련’을 겪었다”거나 “국민도 그의 한천작우(旱天作雨·백성이 간절히 바라면 비가 내린다) 하는 대망에의 도전에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어차피 대선이란 일점무류·무결한 성인을 가리는 ‘순백들의 경연장’이 아님을 잘 알고 있는 국민은 그 어떤 모략이 난무할지라도 추호의 흔들림없이 기나긴 대선 레이스 동안 시종일관 엠비(MB)를 지켜주었다”라는 대목도 있다.
과거 정부에 대해선 ‘광신도’란 표현을 쓴 데 이어 “집권 좌파의 역주행이 결과한 국정파탄,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이라는 통렬한 빚갚음이 그것이다”라고 비난했다.
이 책자는 이 당선인에게 “대통령 이승만이 나라 세우기에서 맡았던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지키기 위한 그 악역, 대통령 박정희가 조국 근대화 과정에서 경제를 일으키기 위해 감당했던 그 악역이 엠비(MB)에게도 북핵문제와 대북관계의 진전과정에서도 요구된다면 우리는 그가 기꺼이 이를 감당하기를 주문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초판 6천부를 찍은 이 책자는 지난 4일 ‘2008 고려대학교 교우회 신년교례회 및 이명박 교우 제17대 대통령 당선 축하회’에서 1600여부가 배포된 데 이어, 교우회 상임이사급 2400명과 각급 도서관에 보내질 예정이다.
이에 홍기원 고려대 민주동우회 간사는 “25만 동문의 의견을 대표한다고 보기에는 중립성을 잃었다”며 “교우회가 역사적으로 편향된 100년사를 펴내 구성원의 의견을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배포한 것 자체가 본분을 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월 초 열릴 운영위원회에 정식 안건으로 올려 회수나 재발간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정수한 고려대 총학생회장도 “지나치게 편향된 생각으로, 선배들의 생각이 과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한겨레)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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