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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권력투쟁으로 치명타를 입은 이상득, 박영준은?

이경희330 2010. 7. 13. 14:38
정두언, 김대식, 박영준

왼쪽부터 정두언 의원,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 민중의소리



이번 한나라당의 권력투쟁으로 치명타를 입을 쪽은 'SD-박영준 라인'이다. 정두언 의원은 2008년 국회의원 공천과 여권의 인사 문제를 놓고 '권력 사유화'라며 이상득-박영준 라인을 정면 공격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당시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이었던 박 차장은 자리에서 물러나고 이 의원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이번엔 박 차장 개인이 물러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SD-박영준 라인'에 속하는 인사 모두가 갈릴 전망이다. 또 이들이 다시 제 자리로 회복될 가능성도 희박하다.

최근 정두언 의원은 선진국민연대를 중심으로 한 18대 총선에서의 공천과 여권의 인사 문제를 놓고 '권력 사유화'라며 이상득-박영준 라인을 정면 공격했다. 각종 의혹을 종합해보면, 이상득-박영준 라인은 금융권과 공기업 등에서 인사 전횡을 펼쳐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은 "사태의 본질은 청와대와 정부 내 비선 조직의 존재와 측근의 부당한 인사개입"이라며 "선진국민연대의 (권력 남용) 문제는 KB금융지주(인사개입 의혹) 건 곱하기 100건은 더 있다"고 강하게 날을 세웠다.

정 의원과 선진국민연대 출신 인사들간의 공방전은 원색적으로 그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정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서 "KB금융지주 얘기를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나. 언론에 나온 얘기는 기자들이 몇 년 전부터 다 알고 있던 것 아니냐"면서 "대통령 말도 안 듣는 것 아니냐. 박영준(국무차장)이 SD(이상득 의원)보다 더 세니까"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전당대회에 출마한 선진국민연대 출신의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에 대해서도 "내가 나오지 말라고 한 것도 아니고 대통령이 나오지 말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대식 처장은 "선진국민연대는 전국 250여개 연대조직으로 회원 463만명 가운데 공직에 진출한 사람은 많아야 20명"이라며 "공기업 임원이 대략 700∼800명 정도되는데 선진연대가 공기업을 장악한 것처럼 비치는 것은 결코 안 된다"고 의혹의 진원지가 선진국민연대로 초점이 맞춰지는 것에 경계했다. 선진국민연대 출신의 장제원 한나라당 의원까지 나서 "정 의원은 야당의 의혹 부풀리기가 사실인 것을 전제로 자신의 선명성을 보이려 하고, 누군가를 권력을 전횡하는 나쁜 사람으로 몰고 있다"고 정두언 의원 공세에 나서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정 의원과 박영준 차장 각각에게 '정리를 해달라'며 일종의 경고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폭로전은 잠들지 않고 있다. 정 의원은 "전대에서 떨어지면 그들의(SD-박영준 라인의) 권력 남용을 비망록으로 정리해서 폭로할 것"이라고 별렀고, 선진국민연대측도 "우리도 정 의원에 대해 할 말이 많다"고 맞불을 놓았다. 하지만 선진국민연대가 이명박 정권의 '실세'로서 각종의 인사 전횡 등을 휘둘렀던 점은, 정 의원의 폭로를 막아본다고 해도 쉽게 무마되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 등 야권은 '여권 내분'을 부채질하며 공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SD-박영준 라인'을 주시하며 검찰에 ▲민간인 불법사찰 ▲선진국민연대의 인사.이권개입 ▲국세청 직원 비위 은폐와 라응찬 신한금융지주회사 회장 관련 의혹 등의 수사를 촉구했다. 이러한 전방위 공세를 통해 현 정부 임기 후반 정국 주도권 장악과 함께 단기적으로는 7.28 재보선에서 승기를 잡아보겠다는 요량이다.

이 대통령의 지시대로 사건이 정리되기 위해선, '중재'가 필요한데 그 역할을 할 사람이 한나라당 내에 없다는 점이 좀처럼 파장이 가라앉을 수 없는 이유다. 중진그룹에 속하는 안상수, 홍준표 의원은 당권 경쟁으로 싸우기 바쁘고 6.2 지방선거에서 패배, 일선으로 물러난 정몽준 전 대표와 김형오 전 국회의장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도 7.28 은평 재보선에만 '올인' 하고 있다. 보다못한 김무성 원내대표가 "더 이상 정권 흔들리기에 악용되지 않도록 애당심을 발휘해 이와 관련된 언급을 후보들이 삼가 달라"고 진화해보려 했지만 관계자들에겐 '먹히지도' 않았다. 특히 '원로파'의 권력 남용으로 국정이 문란해진만큼 이번 기회에 척결해야 한다는 인식이 당 내에서 확대되고 있는 점도 'SD-박영준 라인'이 불리한 이유다.

청와대 역시 나서기 어렵다. 대통령 실장 교체와 참모진 개편을 앞두고 있는 과도기인 터라 직접 나서 '정리'를 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14일 치러지는 한나라당 전당대회 이후,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선다고 해도 또 청와대에 새로운 참모진이 꾸려진다고 해도 혼란은 쉽게 수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당분간 친이계간 양측의 대치는 'SD-박영준 라인'에 큰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폭로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다.

<박상희 기자 psh@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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