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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은 없다"는 사람이 통일부장관? ..차라리 황장엽이 낫다

이경희330 2008. 2. 26. 21:19

"이명박 정부에 희망이 보인다. 남주홍 경기대 교수가 특임장관에 발탁될 것으로 알려진 것이다. 통일부가 존치될 경우 남 교수는 통일부장관으로 기용될 전망이다." - 2월 15일, 조갑제 닷컴

 

이명박 정부 조각에서 가장 큰 문제는 외교안보라인에 대미 동맹론자들만 있지, 대북평화 전문가가 없다는 점이다.

 

외교통상장관 내정자인 유영환 주일대사, 국방부장관 내정자인 이상희 전 합참의장,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으로 내정된 김병국 고려대 교수 등은 하나같이 친미성향의 미국통들이다. 달리 말해 그들은 미국 국방성의 네오콘들과 거의 진배없는 성향을 띠는 사람들이다.

 

이것은 이명박 보수정권의 정체성이자 태생적 한계이므로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남주홍 통일부장관 내정자만큼은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남주홍 내정자의 안보통일관은 이명박 정부의 것보다 현저히 보수·수구적이기 때문이다. 그의 안보관은 한나라당의 것이 아니라 단연 자유선진당의 것이다.

 

한나라당보다도 수구적인 남주홍의 통일관

 

남주홍 교수가 2006년에 출간한 책의 제목은 아이러니하게도 <통일은 없다>다. 통일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통일부 장관을 맡긴다는 것부터가 이명박 정부의 통일의식 부재를 단적으로 드러낸다고 한다면 뭐라고 해명할 것인가?

 

그는 이 책에서 제목처럼 정말 통일은 불가능한 것처럼 말하고 있다.

 

"6·15 공동선언은 대남통일전선 전략용 공작문서에 불과하다."

 

또한 그는 2007 남북정상회담 역시 전면적으로 부인하는 수준이다. 그는 정상회담의 합의사항들은 "부도날 수밖에 없는 약속어음"이라고 비속한 언어로 폄훼하기도 했다.

 

남주홍 교수는 북핵 문제 해결에도 거의 냉전적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다. 그는 '북핵을 정치적 협상으로 풀려는 것은 어리석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는 강대국들과의 동맹 강화로 북한을 압박함으로써 북한의 '체제 변화'를 일으켜야만 비로소 북핵 문제가 풀릴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북한의 '체제 변화'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곧 북한의 붕괴가 아니겠는가? 무슨 이유로 우리는 이다지도 위험한 장관을 두어야만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차라리 황장엽을 기용해라

 

남 교수가 북한을 보는 눈은 70년 대의 냉전 반북론 시점에 머물고 있다. 그는 수백 회에 이르는 대중강연과 잦은 언론 기고를 통해 북한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70년대식 안보의식을 고양해 왔다.

 

심지어 그는 참여정부가 대북공작을 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던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조갑제보다도 더 저돌적이다. 그는 황장엽과 영락없이 닮은꼴이다. 실제로 그는 황장엽과 함께 강연회를 벌이기도 했다.

 

"남한의 제도권에는 황장엽씨 말대로 너무 깊이 북의 대남공작반이 침투되어 있고 대북공작은 끊어진 지 오래며 대공수사마저 폐지를 주장하는 단계에 있다… 386을 비롯한 각처에 포진한 좌파들은 건국이념을 무시하고 헌법정신을 때리며 체제변환을 서두르고 있다."

(2006년 5월 24일 21세기 국가발전연구회 조찬 세미나)

 

여기에서 남한 좌파들이 '체제변환을 서두르고 있다'는 그의 발언은 전형적인 색깔론이자 매카시즘이어서 놀랍다. 어김없이 그는 온갖 대북제재에 찬성한다. 아니 찬성을 넘어 선동하고 다니는 수준이다.

 

"대북포용정잭 기조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안보불감증은 결과적으로 전쟁 공포를 가져와 유사시 적의 심리전 계략에 그대로 휘말릴 수 있음을 경고해야 한다. 대북 금융제재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PSI), 그리고 정경연계식 상호주의는 대화의 중단이 아니라 협상의 또다른 수단임을 강조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14일, 향군안보 국제심포지엄)

 

미국의 근거 없는 위조지폐설에서 불거진 대북금융제재를 강조하고 북한 선박과의 무력충돌 소지를 만들 수도 있는 PSI 가입에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이 평화 통일을 지향하는 헌법기관을 이끌어 가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그의 통일관을 들어 보자.

 

"6·15 방식의 위헌적인 연공(連共) 통일이 아니라 자유민주적 통일을 해야 한다."

 

남주홍 내정자는 최소 두 가지에는 답변해야 한다. 먼저 6·15 통일 방식이 위헌인가 아닌가? 다음으로 '자유민주적 통일'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북한을 무찔러 없애자는 한국전쟁 시 맥아더의 것과 어떻게 다른가?  남 교수가 답변하지 않는다면 이명박 당선인이 직접 밝혀야 한다. 

 

실용 표방한다면 남주홍은 안 된다

 

이명박 당선인에게 호소한다. 외교안보라인을 미국 위주로 짰으면 통일부만큼은 의도적으로라도 대북전문가를 기용하는 것이 균형에도 맞을 뿐더러 실용을 표방하는 새 정부 성격에도 부합한다.

 

대미동맹이 중요하다는 새 정부의 방침을 인정하겠다. 하지만 통일부장관을 수구냉전주의자로 임용하는 것은 엄청난 민족적 불행을 야기하는 빌미가 될 수도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남주홍 교수의 통일부장관 임용을 재고하여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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