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신자유주의 참극, 해법은 따뜻한 자본주의
“내 자신이 몹시 초라하고 부끄럽게 느끼는 것은 나보다 더 많은 것을 갖고 있는 사람 앞에 섰을 때는 결코 아니다. 나보다 훨씬 적게 가졌어도 삶의 기쁨과 순수성을 잃지 않는 사람 앞에 서 있을 때이다.”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법정, 조화로운 삶)에서 법정스님이 세상 사람들에게 전하는 말이다. 세계경제가 모래성처럼 주저앉고 있다. 선진국에 의해 다단계 투기구조로 바뀐 국제금융체제가 고층건물처럼 무너지면서 각국 경제가 작동을 멈추는 위기에 빠졌다. 신자유주의가 빚은 참극이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는 수출 대기업과 고소득층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고, 중소기업과 중산층이 많이 무너졌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발 금융위기가 닥치자 외국자본은 앞다퉈 이익을 챙겨 나가고, 국내 경제는 기력을 잃고 있다.
“탐욕에 의한 물질주의는 인간성과 자연의 파괴를 수반한다. 따라서 녹이 쇠를 먹듯이 우리 스스로는 물론 후손들의 삶까지 파괴할 수 있다.” 비뚤어진 자본주의 성장정책에 대해 이 책이 내리는 경고이다. 그러면 소유욕 때문에 잘 살게 된다는 자본주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책에 이런 답이 보인다. “아무리 가난해도 마음이 있는 한 나눌 것은 있다. 마음을 나눌 때 물질적인 것은 자연히 그림자처럼 따라 온다.” 사람들의 마음은 하나이다. 불우한 사람을 보면 눈물을 짓는 것이 바로 그 때문이다. 잃어버린 마음을 찾아야 한다. 양극화를 없애고 나누면서 사는 따뜻한 자본주의를 만들어야 한다. ‘제2의 경제공황’ 공포에 떨며 삶을 걱정하는 우리 모두에게 던져진 화두이다.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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