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재단 ‘아프간 인질보도 문제점’ 토론회, 외신에 종속적 구조 지적 | ||||||
“우리 언론의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보도는 외신오보조차 받아쓰기 경쟁, 신중보도보다 신속보도를 최우선으로 하는 관행적 문제가 있었다. 국내 안방에서 국가언론사는 배제되고 외국 방송사 ‘알자지라’가 선택돼 석방된 한국인질과의 인터뷰 특종이 세계 언론사 전파를 타는 굴욕을 한국언론은 속수무책으로 지켜봤다.” 지난 10일 오후 3시 언론재단 주최로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한국국제보도 이대로 좋은가-아프가니스탄 인질사태로 본 국제보도 시스템의 문제점’을 발제한 김창룡 인제대 언론정치학부 교수가 밝힌 말이다.
김 교수는 “우리 언론의 불행과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언론의 자기점검과 반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국가기간방송사, 국가기간통신사는 이런 유사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어떻게 정부와 채널을 확보할 것인지 구체적 협의가 필요하다”밝혔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피랍보도의 문제점을 ▲한국 언론의 관행문제 (무분별한 외신이용, 외신만능주의) ▲구조적 문제(정부의 강압적 입국 취재제한 등) ▲윤리적 문제(몸값 지불, 피랍자 성폭행 당함 등 보도) ▲특파원제도문제(영어 일변도 특파원, 한국 특파원 사건 터져야 급파 등) ▲뉴스가치기준의 문제(인질 생명 위협보도, 미확인보도, 사태 감안 신속성보다 신중성 중요 등) ▲국가기간 방송사, 통신사의 위상문제(국가재난 방송담당 KBS,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차별화 역량 보여주지 못함) 등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는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이는 언론보도 또한 끝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면서 “ 아프간 이라크에서 현재도 한국군이 파견돼 있고 민간 한국인들이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대선과 후보에게 눈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두 번째 ‘아프가니스탄 이질사태로 본 국제보도시스템의 문제점’을 발제한 서정민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중동아프리카학과 교수는 “아프간 사태는 23명이 납치된 초유의 사건임에도 정부, 국민, 언론 모두 경험 미숙을 보여준 계기가 됐다”면서 “세계화로 향하는 한국이 거쳐야할 단계면서 큰 교훈이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피랍사태를 계기로 바라본 한국 언론의 문제점으로 ▲국정원장 사진 찍는 한국언론 ▲현지 취재가 사실상 봉쇄한 구조적 한계에서 언론의 반발이 있었는지(정부 탓만 아니다) ▲피랍지와 멀리 떨어진 경쟁적인 두바이 대기 ▲외신의존 ▲외신 확인 않고 탈레반 언론플레이에 말림 ▲검증된 현지 통신원 임시고용의 문제 ▲중동지역 취재 시스템 양적 인력 부족 ▲질적으로 현지경험, 지식, 인맥 부재 ▲특파원 3년 임기제의 한계성 ▲현지언어 등 지역정보 취약 불구하고 스트링거 시스템 부재 ▲비탄력적 인력운영 등을 들었다.
그는 “중동지역 보도관행이 현장 취재보다 외신, 인터뷰, 이벤트성, 사건성, 화제성 보도가 주류를 이뤘다”면서 “지나친 서방언론에 의존하다보니 오보 및 2차 왜곡이 초래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의견이 현지의견으로 둔갑했고 이것이 오보를 야기했다”면서 “현장 취재보다 데스크형 취재 및 기사작성에 편승했다“고 밝혔다. 한국 언론의 과제로 ▲인질사태 등 긴박한 사안에 대한 보도준칙 마련 ▲서방 ‘Self and Other' 양분 현상 휘말리지 않아야 할 것 ▲지역전문가 양성 시급 ▲양자 및 한반도 4강 중심의 외교 지나친 중시 극복 ▲통신원 고용 등 배타적인 마인드 버릴 것 ▲글로벌 마인드 가지고 장기적 투자할 것 등을 들었다. 토론에 나선 정우량 전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는 “탈레반에 대한 뿌리부터 이해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면서 “미국 중동전문가 대부분은 유태인으로, 편향된 시각이 나올 밖에 없다”고 밝혔다. 최병국 <연합뉴스> 국제뉴스 2부장은 “국제화 세계화를 외치는데 총체적 역량은 부족한 것 같다”면서 특히 언론분야가 뒤져있다. 그러다보니 국민들도 국제뉴스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박중언 <한겨레신문> 국제뉴스 팀장은 “이제 중동전문 특파원을 둘 때가 됐다”면서 “국내전문가 네트워크, 해외네트워크를 이용한 방법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태선 KBS 국제팀 기자는 “한국 언론의 역량과 한계, 질책과 격력, 소중하게 받아드릴 필요가 있다”면서 “공영방송의 역할은 비용의 문제라면서 KBS수신료에 올려야 정확한 외신 취재가 가능할 것”고 밝혔다. 김익진 YTN 국제부장은 “수시로 외신이 보도되기 때문에 확인도 하기전에 다른 보도가 나와 오보를 판별할 수 있는 시간적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김승일 한국일보 국제부장은 “이번 사태를 통해 외신보도시 검증과정이 소홀한 측면의 한계가 있었다”면서 “전문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영욱 한국언론재단 미디어연구실장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긴급토론회는 발제자 토론자 간의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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