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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초월 럭셔리 룸살롱 등장

이경희330 2009. 3. 17. 00:55

이정도면 가히 ‘주식회사 아방궁’
아가씨들의 대기실은 손님은 밖에서 볼 수 있지만 안에서는 밖을 볼 수가 없어 부담없이 초이스를 할 수 있다. 사진제공 = heymannews.com

최근 강남구 역삼동 인근에 기존에는 전혀 볼 수 없었던 독특한 룸살롱이 생겨났다. 말이 룸살롱이지 실제 그곳에 들어가면 백화점이나 면세점과 같은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풍겨나고 있으며 서빙을 해주는 방식이나 아가씨를 초이스하는 시스템 역시 전혀 색다르다고 한다. 기존의 룸살롱 형식을 완전히 파괴한 이 업소는 손님들에게 ‘낯선 즐거움’을 주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러한 변신은 불황을 타개하고 새로운 수입을 창출하려는 과감한 마케팅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한 이곳은 소위 ‘명품 아가씨’로 불리는 나가요 아가씨들 100여 명과 영업상무 180명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를 갖추고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펴고 있다. 도대체 그곳에는 어떤 새로운 서비스가 있을까.

일단 이 업소에서는 ‘웨이터’를 보기 어렵다. 업소 앞에서 담배를 피우며 손님을 기다리는 전통적인 모습의 웨이터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그 대신 업소에 들어서면 마치 백화점 여종업원처럼 복장을 한 아가씨들이 반긴다. 그녀들이 손님을 맞는 안내원들이다. 영업상무들이 ‘어서옵쇼’하고 큰 소리를 내는 기존의 룸살롱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그녀들은 조용하고 밝은 미소로 손님들을 맞이한 후 다소곳한 걸음걸이로 룸으로 안내한다.

한마디로 입구에서부터 룸살롱의 ‘럭셔리 업그레이드’라고 할 수 있다. 접수대의 이름도 ‘INFORMATION’이다. 백화점이나 고급 호텔의 이미지를 빌려온 것이다. 이곳은 말 그대로 ‘최고급 룸살롱 서비스’를 추구하고 있다. 고품격의 서비스를 통해서 술 손님들을 최대한 만족시키겠다는 것이다. 실제 이러한 서비스들은 손님들의 기분을 상승시켜 주는 효과가 있는 듯하다. 상당수의 손님들이 “이곳에 오면 제대로 대접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 뿐만 아니라 같은 돈을 써도 덜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기존 룸살롱과 차별화되는 것은 이뿐이 아니다. 안주와 음식, 술을 나르는 방식도 많이 다르다. ‘숙련된 기술을 자랑하는’ 웨이터가 쟁반에 술과 안주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고급 중식점이나 레스토랑 등에서 하는 것처럼 카트로 가져온다. 당연히 팁을 바라며 쭈뼛거리거나 계속해서 룸으로 들어오며 ‘무언의 시위’를 하는 웨이터도 없다.

그러나 정작 놀라운 건 아가씨 초이스 시스템이다.

기존의 시스템은 아가씨들이 몇 명씩 짝을 지어 룸에 입장하면 남성들이 초이스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아가씨를 고르는 남성이나 초이스를 기다리는 여성 모두에게 얼마간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그래서 ‘민망하니까 빨리 고르자’고 생각하는 남성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이런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다. 이른바 ‘매직 미러 초이스’를 통해서 서로에게 민망한 침묵의 시간이 없이 마음껏 아가씨를 고를 수 있다. 유리창이 ‘하프 글라스(Half Glass)’로 돼있어 손님은 밖에서 아가씨들을 볼 수 있지만 아가씨들은 손님을 볼 수 없다. 이러한 시스템에 대해서 남성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대다수의 남성들은 ‘무한 초이스’의 자유를 느낀다고 말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시간만큼 초이스를 할 수 있다. 10분이고 20분이고 내 마음이다. 사실 룸에서 아가씨를 세워놓고 그렇게는 못하지 않은가. 하지만 매직 미러 안에서는 나를 신경 쓰지 않는 아가씨들이 자연스러운 모습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아가씨를 ‘콕’ 집어낼 수 있다. 거기다가 아가씨들의 자연스러운 평상시 행동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나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아내는 데도 도움이 된다.”

고급 호텔 이미지를 빌려온 입구의 접수대 사진제공 = heymannews.com

매직 미러에서 느낄 수 있는 ‘초이스의 자유’는 이것만이 아니다. 또 다른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실 나 같은 경우는 얼굴보다 가슴과 다리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룸에서 초이스를 하려면 여자들의 가슴과 다리를 좀 관찰해야 하는데 나의 시선이 노출되기 때문에 불편했다. 하지만 매직 미러 초이스에서는 그런 걸 의식하지 않아도 돼 맘 놓고 아가씨들을 관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거의 수십 명이나 되는 아가씨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룸 초이스의 경우 수십 명의 아가씨를 보려면 5명씩 조를 묶어도 십수 번씩 봐야 한다. 한 번에 1분만 잡아도 많은 시간이 날아가는 것이다. 초이스를 하는 남성이나 기다리는 아가씨, 거기다가 이 모든 상황을 컨트롤해야 하는 영업 상무의 입장에서도 ‘못할 짓’이다.

이곳의 차별화는 이뿐이 아니다. 술과 안주를 배달하는 방식도 색다르다. 일반적인 룸살롱에서는 과일 안주를 시키면 통과일이 들어오고 아가씨들 중 ‘막내’가 깎아 이를 배분한다. 하지만 이렇게 과일 깎는 시간도 어떤 면에서는 낭비다. 비록 짧은 시간이기는 하지만 대화를 가로막고 원활한 룸내 ‘플레이’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아예 주문한 안주가 룸에 들어오기 전에 1인분씩 나눠져 있다. 아가씨들도 번거롭지 않고 남성들도 ‘하던 일’을 계속할 수 있다. 이곳을 이용해본 직장인 G 씨의 이야기다. “상당히 혁신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나도 업무를 진행할 때는 발상의 전환을 자주 꾀하는 편인데, 비록 룸살롱이지만 편견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발상이 신선했다. 결국 요즘과 같은 시대에는 ‘디테일의 힘’이 필요하다. 이러한 작은 차이가 차별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겠는가. 세세한 것까지 신경써준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 자체가 기분 좋았다.”

더욱 놀라운 건 이곳에서 근무하는 영업상무들이 무려 180여 명이나 된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서울 장안의 내로라하는 룸살롱 영업맨들이 모두 집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이 새로운 콘셉트의 룸살롱이 업계에선 화제가 되고 있는 셈이다.

룸살롱의 이러한 변화는 현재 화류계 내에서 매우 획기적인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아직 그 성공 여부를 확실히 알 수 없지만 대체로 룸살롱 업계의 판도를 바꿀 것라는 예상이 많다. 일부에선 이 업소가 기존의 룸살롱들을 압도할 것이라는 기대도 하고 있다.

엔테테인먼트 기획사들의 관리시스템이 처음으로 접목된 ‘신개념 룸살롱’에 주당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투자할 곳을 찾고 있는 강남 전주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구성모 헤이맨뉴스 대표
heymantoday@paran.com